매거진R
[다이어리알리포트] <남도로 떠나는 굴투어>탐사를 마치며
2016.02.11 | 조회 : 4,030 | 댓글 : 0 | 추천 : 0

글, 사진 다이어리알 최정연 기자 (www.diaryr.com)
굴의 영양학적 가치에 대해 논하는 것이 새삼스럽기도 하다.
예부터 영양소의 보고로 호평을 받고 있는 굴의 단백질 함량은 10% 정도로 어류의 평균 20%에 비하면 절반수준이나 우유 3%에 비하면 2배 정도 많다.
100g당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의 2/3, 칼슘의 1/3, 철분 필요량의 4배가 들어있다. 특히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산성식품으로 다른 패류들에 비해 조직이 부드러워 소화와 흡수가 잘 돼 어린이나 노인들에 이르기까지 사랑 받고 있다.
찬바람 부는 1월 중순, 굴 산지로 유명한 경상남도 통영과 전라남도 고흥, 일명 ‘굴 벨트’라고 불리는 지역들의 굴 양식장, 굴 경매장을 방문했다.

먼저 국내 굴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며 대표적인 굴 생산지로 불리는 통영에 도착했다.
겨울철만 되면 방문객들로 북새통을 이루는 이 곳은 굴 출하작업이 한창이다.
반짝이는 통영의 겨울 바다 앞에 카메라를 들었지만 우선 금강산도 식후경. 근처에 있는 <수봉식당>을 찾았다.
해물탕을 주로 하는 곳이지만 이날만은 특별히 오후에 방문할 굴 양식업체 <태화물산>에서 생산한 굴로 만든 요리를 선보였다. 굴전, 굴무침, 하프셀 등 끝없는 굴 요리가 입맛을 다시게 한다.




<태화물산>은 통영 내 많은 굴 양식장들 과는 조금 다른 기술로 굴을 양식하고, 세계로 수출하고 있는 선도 업체다.
이 곳의 굴은 ‘스텔라 마리스(Stella Maris)’ 즉, 불어로 ‘바다의 별’이라 불린다. 이런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굴은 기존의 굴과 어떻게 차별화해서 양식하는 것일까?


따사로운 햇살 속 찬 바람을 가르며 바다 가운데 양식장으로 이동했다.
‘스텔라마리스’는 하나의 굴을 개체로 양식하는 새로운 양식방법이다. 치패(0.5mm정도 어린 개체)를 케이지에 넣어 관리하는 양식방법인데 매일 양식장에 나가서 관리하니 수고가 갑절로 든다고 한다.

4계절 다 생산 가능하며 기존의 굴에 비해 맛은 물론 겉모양이 지저분하지 않고 알의 크기가 뛰어났다.
이십 여분 지나고 멈춰서 천천히 망을 들어 올렸다. 큼지막한 굴 껍데기를 까고 보니 통통하고 유백색에 광택 나는 굴이 보였다. 가장자리 테가 검은색으로 선명하며 탄력이 있었다.
육지로 도착한 우리를 이끈 곳은 굴 작업장. 조업한 굴들을 세척, 헹굼과정을 거쳐 소독, 포장까지 철저한 품질관리를 하고 있었다.


기존의 굴에 비해 가격은 높지만 그 맛과 질을 인정받아 국내 고급 레스토랑뿐 아니라 국외 수출량 역시 점진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두 번째 방문 한 곳은 통영의 <명가수산>. 늦은 오후에 도착한 이곳에선 근처 양식장에서 조업한
굴이 산더미를 이뤘다. 끌어올린 굴들은 작업장으로 옮겨져서 껍질과 굴을 분리하는 작업이 한창진행 중이었다.
쌓인 굴들 사이사이에 홍합도 눈에 보였다. 홍합은 따로 모아서 판다고 했다. 방금 깐 굴을 입에 넣으니 바다의 짠맛에 놀랐고 그 후에 느껴지는 단맛에 놀랐다.



마침 굴 경매가 6시에 시작한다는 소식을 듣고 <굴하수식수협위판장>을 찾았다.
굴 양식장에서 나온 굴들이 트럭을 타고 속속 들어와 경매를 기다리고 있다. 중매인들이 굴들의 상태를 살피느라 분주했다. 어느덧 6시가 됐고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번호가 적힌 모자를 쓴 경매인들은 경매사의 손짓과 말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경매사와 경매인들은 점퍼 안으로 거수수지를 표시하며 거래를 하고 있었다.

인상 깊던 굴 경매장을 뒤로하고 하루를 마무리 하기 위해 <연성실비>로 향했다.
통영 특유의 다찌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이 곳은 인근 해안에서 나는 해산물들이 다양하게 오른다.
인원수대로 술과 각종 해산물이 한 상 차려지고 술 주문에 따라 전이나 국물, 구이 등을 추가로 내주기도 한다.




이튿날 가장 먼저 찾은 곳은 <서호전통시장>.
새벽부터 생선들을 팔러 나오는 할머니, 할아버지들로 시장이 북적 인다.
통영에서의 아침은 시장 안에 있는 <원조시락국>에서 해결하기로 했다.

장어를 장시간 가마솥에서 끓여낸 육수에 된장과 시래기를 풀어 한번 더 끓이는데 영양가는 물론 묵직한 맛이 아침에 적당하다.
특이하게 15가지의 반찬들을 뷔페식으로 제공해 원하는 만큼 덜어 먹을 수 있다.

시장구경을 마친 후 전라남도 고흥으로 출발했다.
긴 시간이 지나 점심 때가 돼서 도착한 고흥엔 찬 바람이 불기 시작했다. 점심을 먹기 위해 고흥의 <해주식당>을 찾았다.

피굴을 맛 볼 수 있는 이곳. 피굴은 석화를 껍데기 째 삶아 찌꺼기를 가라앉히고 윗물만 따라내 식힌 다음 그 국물에 삶은 굴과 파를 띄워 차갑게 먹는 겨울철 별미다.
국물이 워낙 시원해 해장용으로 좋았다. 


고흥 일대 청정지역에서 생산되는 굴은 전국에서도 이름나 있다. 점심을 먹고 우리는 고흥 갑판근처에 굴 껍데기 까는 곳을 찾았다.

큰 창고 같아 보였지만 그 문을 열고 들어가면 할머니들의 바쁜 손길을 볼 수 있다.
갑판에서 작업장으로 옮겨지면 40여 명의 할머니들이 분주히 굴을 까고 있다. 날카로운 조새(굴을 따고 그 안의 속을 긁어내는 데 쓰는 연장)로 굴 껍데기를 열고 안의 내용물만 쏙 빼내는 손에서 세월의 노련함을 엿 볼 수 있다.
매일 새벽에 나와 오후까지 일하는 데 하루 일당은 자신이 깐 굴의 무게에 따라 다르다.

고흥군 과역면 이장님이 이끄는 대로 갯벌을 찾았다.
바다를 접한 채 돌출된 반도인 고흥군은 갯벌에서 굴을 채취한다. 청정 해역인 백일도 해역에서 자라 타 지역 굴에 비해 높은 가격을 받기도 한다.
글, 사진 다이어리알 최정연 기자 (www.diaryr.com)

한줄 답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