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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회 이탈리아 세계음식주간...이탈리아 치즈가 들려주는 맛의 유산

2025.11.14 | 조회 : 173 | 댓글 : 0 | 추천 : 0

 

 

[제10회 이탈리아 세계음식주간] 이탈리아 치즈가 들려주는 맛의 유산

 

- 지역, 역사, 장인정신이 빚어낸 풍미의 세계

 

 

 

이탈리아 치즈를 들여다보면, 한 나라의 미식 문화가 어떻게 수백 년의 시간 속에서 깊이를 더해 왔는지 자연스럽게 느끼게 됩니다. 알프스의 서늘한 바람을 품은 아시아고를 비롯해, 오랜 숙성의 비밀을 간직한 고르곤졸라, 장인의 손끝에서 탄생하는 프로볼로네 발파다나, 그리고 풀리아의 창의성이 만들어낸 크리미한 부라타까지... 각 지역에서 나고 자란 치즈들은 저마다의 뚜렷한 개성과 이야기를 지니고 있습니다. 물소 젖으로 만들어 ‘화이트 골드’라 불리는 모짜렐라 디 부팔라는 신선함의 정점을 보여주며, 마스카르포네는 단순한 크림을 전 세계 디저트의 중심으로 끌어올린 조용한 혁신으로 자리합니다.

 

이렇듯 이탈리아 치즈는 기후와 자연, 역사와 기술, 그리고 장인정신이 응축된 하나의 문화적 자산이라 할 수 있습니다. PDO·PGI 인증을 통해 정통성이 보호되며 지역의 고유성이 유지되는 것도 이러한 가치에 대한 존중의 표현일 것입니다. 결국 이탈리아 치즈를 이해한다는 것은 맛을 아는 차원을 넘어, 한 지역이 지켜 온 삶의 방식과 미식 철학을 함께 바라보는 일과도 같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각 치즈에 담긴 기원과 제조 방식, 그리고 풍미의 특징을 보다 선명하게 정리하여, 이탈리아 치즈가 지닌 넓고 깊은 세계를 여러분께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 이탈리아 마일드 치즈 

 

1) 아시아고 PDO — 알프스의 공기가 깃든, 북부 전통 치즈의 품격

 

 

아시아고는 베네토주의 고원에서 시작된 오래된 치즈로, 기원전 12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가는 유서 깊은 역사를 지니고 있습니다. 양젖에서 소젖으로 재료가 바뀌며 발전해 온 이 치즈는 알프스 산지의 생태계와 계절별 목축 방식이 고스란히 맛에 묻어나는 것이 특징입니다. 신선한 ‘프레사토’는 부드럽고 달콤한 우유 향으로 일상적인 식사와 잘 어울리며, 오랜 시간 숙성된 ‘달레보’는 깊은 감칠맛과 약간의 매콤함이 더해져 고급 요리에 자주 사용됩니다. PDO 인증을 받은 만큼 철저한 품질 관리와 생산지 규정이 따르며, 껍질에 반복적으로 새겨진 ASIAGO 마킹과 카제인 라벨은 진품을 확인하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비교적 대량 생산되는 치즈임에도 불구하고 산지의 전통과 장인정신을 잃지 않으며, 현대 레스토랑과 가정식 모두에서 폭넓게 사랑받는 이탈리아의 ‘실용적 명품’ 치즈라 할 수 있습니다.

 

2)고르곤졸라 PDO — 이탈리아 블루치즈의 대담한 매력

 

고르곤졸라는 롬바르디아와 피에몬테를 대표하는 블루치즈로, 최소 9세기부터 이어진 곰팡이 숙성의 전통이 살아 있습니다. 치즈에 자란 청녹색의 ‘에르보리나투라(곰팡이 줄무늬)’는 단순한 시각적 요소를 넘어 풍미의 핵심으로, 약간의 매콤함과 깊은 감칠맛을 동시에 선사합니다. 두 가지 스타일의 차이가 뚜렷한 것이 특징인데, 크리미하고 순한 ‘돌체’는 부드러운 스프레드처럼 녹아들며, ‘피칸테’는 길게 숙성되어 단단한 조직과 강렬한 풍미가 돋보입니다. 샐러드, 리조토, 폴렌타 등 다양한 요리에 활용되며, 특히 단맛 있는 디저트 와인이나 강한 레드 와인과의 궁합도 뛰어납니다. 2024년에는 기록적인 생산량을 보이며 세계적인 수요 증가도 입증했습니다. 고르곤졸라는 단순한 블루치즈를 넘어, 이탈리아 북부 치즈 문화의 상징적인 존재입니다.

 

3) 프로볼로네 발파다나 PDO — ‘늘이고 빚는’ 장인의 기술이 만든 다양한 얼굴

프로볼로네 발파다나는 이탈리아 스트레치드 커드 치즈의 정통성을 보여주는 대표적 치즈로, 형태만큼이나 풍미도 다양합니다. 살라미 모양부터 배·원뿔형, 플라스크형까지 생산자의 창의력에 따라 외형이 완전히 달라지며, 이는 커드를 가늘게 늘려 만드는 ‘스피닝 기술’ 덕분입니다. 순한 ‘Dolce’는 2~3개월 숙성해 부드럽고 크리미한 맛이 일품이며, 강한 풍미의 ‘Piccante’는 길게는 1년 이상 숙성해 단단하고 매콤한 풍미를 얻습니다. 영양적으로는 단백질과 미네랄이 풍부해 균형 잡힌 치즈로 평가받으며, 여러 요리에 쉽게 녹아드는 유연성이 큰 매력입니다. 다양한 크기(몇 g부터 100kg까지)로 제작될 수 있다는 점은 이 치즈가 얼마나 다채롭고 대중적인지 보여줍니다. 북부 이탈리아 유제품 장인정신의 ‘기술력’을 느끼고 싶다면 프로볼로네 발파다나는 빼놓을 수 없습니다.

 

 

■ 이탈리아 프레시 치즈 

 

 

1)부라타 — 겉과 속이 다른 ‘이중 식감’의 쾌감

 

 

부라타는 겉은 모짜렐라처럼 탄력 있는 껍질이지만 내부는 스트라치아텔라(잘게 찢은 커드와 크림)로 채워진, 그야말로 궁극의 크리미함을 자랑하는 치즈입니다. 안드리아 지역에서 시작된 이 치즈는 겨울철 크림을 보존하기 위한 필요에서 탄생했지만, 시간이 지나 세계적인 미식 아이콘으로 자리잡았습니다. 칼로 잘랐을 때 속이 부드럽게 흘러나오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며, 신선한 토마토·바질·올리브 오일과 함께 먹으면 단순한 조합만으로도 풍미가 완성됩니다. 숙성 없이 바로 먹는 신선 치즈이기 때문에 ‘신선도’가 곧 품질이며, 실온 상태에서 풍미가 가장 살아납니다. 부라타는 현재 남부 여러 지역에서 생산되지만, 가장 정통적인 맛을 찾고자 한다면 안드리아 생산자를 찾는 것이 좋습니다.

 

 

2)마스카르포네 — 티라미수의 영혼이 된, 우아한 크림 치즈

 

 

마스카르포네는 치즈라기보다 ‘산으로 응고시킨 크림’에 가까운, 이탈리아 특유의 섬세함을 담은 제품입니다. 롬바르디아 지역에서 시작된 이 치즈는 아이보리색의 부드러운 질감과 벨벳처럼 녹아드는 맛이 특징이며, 티라미수의 핵심 재료로 세계적인 인기를 얻었습니다. 크림을 가열한 뒤 산성화해 응고시키는 방식으로 만들어지며, 숙성을 거치지 않아 신선하고 우유 본연의 달콤함이 살아 있습니다. 높은 지방 함량 때문에 풍미가 매우 농후해 디저트뿐 아니라 파스타 소스, 리조토, 빵에 바르는 용도 등 다양한 요리에서 ‘부드러움’과 ‘고급스러움’을 더하는 역할을 합니다. PDO 인증은 아니지만 롬바르디아의 전통 식품(PAT)으로 인정받으며 지역성을 지키고 있습니다.

 

 

3)모짜렐라 — 세계가 가장 사랑하는 신선 치즈

 

 

모짜렐라는 단순하면서도 강력한 매력을 지닌 신선 치즈입니다. 스트레치드 커드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이 치즈는 숙성 과정이 없어 신선함이 핵심이며, 부드럽고 촉촉한 조직과 깔끔한 우유 향이 특징입니다. 소젖으로 만드는 피오르디라테가 가장 널리 소비되지만, 물소젖으로 만드는 ‘부팔리나’는 보다 풍부하고 깊은 풍미를 지녀 미식가들에게 인기가 높습니다. 모양은 체리 크기부터 매듭 모양(노디노), 꽈배기(트레체) 등 다양하며 피자용으로 개발된 저수분 버전은 전 세계 베이커리와 피자 레스토랑에서 널리 사용됩니다. 카프레제, 피자, 샐러드, 오븐 요리 등 활용 폭이 넓어 ‘가장 실용적인 이탈리아 치즈’로 불립니다.

 

 

4)모짜렐라 디 부팔라 캄파나 PDO — ‘화이트 골드’라 불리는 최상급 모짜렐라

 

 

남부 이탈리아의 물소젖으로 만드는 모짜렐라 디 부팔라는 신선 치즈 중에서도 가장 고급으로 평가받습니다. PDO 인증을 받으며 생산 지역과 방식이 엄격히 규정되어 있으며, 매우 매끄럽고 윤기 나는 흰색이 특징입니다. 물소젖은 지방과 단백질 함량이 높아 보다 크리미하고 탄력 있는 질감을 구현하며, 산뜻한 산미와 달콤한 우유향이 완벽하게 균형을 이룹니다. ‘보콘치노’, ‘칠리에지네’, ‘트레체’ 등 다양한 크기로 생산되며, 신선할수록 조직이 부드럽고 향이 살아 있어 가능한 한 생산 후 24~48시간 내 즐기는 것이 이상적입니다. 카프레제와 나폴리 피자에서 빼놓을 수 없는 핵심 재료로, 이탈리아 남부의 식문화가 펼쳐내는 정수라 할 수 있습니다.

 

 

■ 이탈리아 하드 치즈

 

1)그라나 파다노 PDO — 천년의 시간으로 완성된 북이탈리아의 대표 하드 치즈

 

 

그라나 파다노는 약 1,000년 전 베네딕토회 수도사들이 남는 우유를 오래 보관하기 위한 지혜로 탄생시킨 치즈로, 오늘날에는 세계에서 가장 널리 소비되는 PDO 치즈 중 하나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포 강 계곡(Pianura Padana)의 넓은 초원과 자연 환경 속에서 생산되며, 부분 탈지한 생우유를 사용해 특유의 단단하고 알갱이진 질감을 완성합니다. 최소 9개월부터 20개월 이상의 리제르바(Riserva)까지 숙성 기간에 따라 맛과 질감이 달라지며, 은은한 고소함·버터 풍미·견과류 향이 균형 있게 어우러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숙성이 깊을수록 조직은 더 단단해지고 풍미는 한층 더 응축되며, 파스타·샐러드·리조토·수프 등 다양한 요리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활용도가 뛰어납니다. 락토프리 특성을 지녀 소화가 부담스럽지 않은 점도 장점이며, 이탈리아 일상 식문화의 품질 기준이 무엇인지 보여주는 상징적 치즈라 할 수 있습니다.

 

 

2)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 PDO — ‘치즈의 왕’이라 불리는 이탈리아 장인의 정수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는 1,000년 가까운 역사를 간직한 이탈리아 최고 전통 치즈로, 에밀리아 로마냐에서만 생산할 수 있는 PDO 규정 아래 철저한 품질 기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단 세 가지 재료—생우유, 레넷, 소금—만을 사용해 구리 가마에서 장인들이 직접 만드는 방식은 지금도 변하지 않았으며, 최소 12개월 숙성을 거쳐야 비로소 파르미지아노 레지아노라는 이름을 가질 수 있습니다. 24~36개월 숙성 과정에서는 밝은 호박색을 띠며, 잘게 부서지는 결정 구조와 함께 깊은 감칠맛·견과류 풍미·달콤한 우유향이 어우러져 최고의 테이스팅 경험을 선사합니다. 리조토, 파스타, 샐러드, 수프 등 요리에 감칠맛을 더하는 재료로 널리 사용되고, 발사믹 식초나 과일과 함께 단독으로 즐겨도 훌륭합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정통적이고 완전한 하드 치즈’로 평가받는 이유는 바로 이러한 장인정신과 시간의 결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입니다.

 

3)페코리노 로마노 PDO — 로마 시대부터 이어진 강렬한 풍미의 양젖 치즈

 

 

페코리노 로마노는 약 2,000년 전 로마 제국 시대부터 이어져 온 이탈리아의 가장 오래된 치즈 중 하나로, 오늘날까지도 라치오·사르데냐·토스카나 일부 지역에서만 생산되는 전통 양젖 치즈입니다. 지방과 단백질이 풍부한 양젖의 특징이 그대로 담겨 있어 풍미가 강렬하며, 명확한 짠맛과 톡 쏘는 감칠맛이 어우러져 이 치즈만의 존재감을 완성합니다. 최소 5개월 숙성한 테이블 치즈는 비교적 부드럽고 향긋한 매운맛을 지니며, 8개월 이상 숙성한 제품은 간용 치즈로서 파스타 위에 갈아 올렸을 때 뛰어난 시그니처 풍미를 더합니다. 카치오 에 페페, 아마트리차나, 카르보나라 등 로마식 파스타에 빠질 수 없는 핵심 재료로, 소량만 사용해도 요리 전체의 풍미를 단숨에 끌어올립니다. 고대 로마 군단의 식량으로 사용될 만큼 저장성이 뛰어나며, 오늘날에도 전통과 실용성을 동시에 갖춘 이탈리아 양젖 치즈의 대표격으로 사랑받고 있습니다.

 

자료제공 : 이탈리아 무역공사(IT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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