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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와강 #소울 #소설한남

[길라잡이 맛집] 2시간 공연 보듯 즐기는 ‘뉴 헤리티지’ 한식

2025.07.21 | 조회 : 41,807 | 댓글 : 0 | 추천 : 0

 

[길라잡이 맛집]

2시간 공연 보듯 즐기는 ‘뉴 헤리티지’ 한식 

 

 

친구 어머니가 팔순을 맞아 한식당을 찾아달라는 부탁을 했다. “조금씩 나오는 야박한 스타일 말고, 제대로 된 고급 한식당”을 원하셨다. 곰곰이 속뜻을 헤아려보니 신선로면 신선로, 구절판이면 구절판 등 음식을 보기만 해도 무엇인지 알 수 있고, 먹고 나서도 “푸짐하게 대접받았다”는 인상이 남는 전형적인 전통 고급 한식당을 떠올리신 듯했다. 하지만 요즘 미식가들이 평가하는 고급 한식의 기준은 다르다. 한눈에 알 수 있는 음식보다는 맛을 쌓기 위한 복합적인 과정과 응용의 미학이 깃든 조리법, 은유적 담은 모양새 등이 융합된 한식을 ‘고급’이라고 평가한다. 여기에 만든 이의 설명을 통해 비로소 알게 되는 철학까지 기준에 포함된다.

 

철저하게 계산된 식사 순서는 기본이다. 공연처럼 기승전결도 요구된다. 흥미를 자아내는 서막에선 전채 요리로 입맛을 돋우고, 메인 요리 클라이맥스에선 깊은 인상을 남겨야 한다. 화룡점정 디저트로 식사의 서사를 마무리한다. 물론 식사의 완성도를 높이는 주류 리스트도 필수다. 이게 바로 고급 정찬, ‘파인다이닝’이다.

 

파인다이닝 한식당을 설계할 때 중요한 점은 외국인들에게도 비슷한 감동을 줄 수 있어야 한다는 것. 이를 위해 프렌치 서비스 방식과 와인 페어링 등 세계 고급 레스토랑이 구사해온 기본기를 장착해야 한다. 글로벌 고급 레스토랑의 문법과 맥을 같이하는 셈이다. 국내에서 대략 15년 전 ‘뉴 코리안’이라는 새로운 장르를 개척한 셰프가 등장하면서, ‘한식 터치 파인다이닝’이 외식업계 한 갈래로 자리 잡았다. 다만 ‘터치’라는 표현은 다소 애매하다. ‘한식 기반’ 또는 ‘한식 컨템퍼러리(현재의 시대 감각을 담아내는 것)’라는 표현이 더 적절해 보인다.

 

국내 ‘한식 기반 파인다이닝’을 이끄는 셰프들은 기순도발효학교등 장() 교육기관에서 한식의 맛과 그 속에 담긴 지혜를 배우고, 전통 장 생산지를 찾아다니며 각 지역의 식재료를 연구하는 등 한식에 자신만의 철학을 접목하려고 노력한다. 한식 고유의 유산, 즉 헤리티지를 유지하되 새로운 식재료나 조리법을 도입해 세계인의 입맛에 맞춘 혁신을 끌어내고자 하는 것이다. 이런 노력은 글로벌 영향력 확장으로 이어졌다. 이를 ‘한식의 뉴 헤리티지’라 부른다. 서울에서 경험할 수 있는 ‘한식 기반 파인다이닝’을 엄선해 추천한다. 

 

한식의 뉴헤리티지를 추구하는 파인다이닝을 경험하기 전에 몇 가지 알아두면 좋다. 가격대가 높고 2시간 반 이상은 족히 걸리기에, 공연을 보듯 마음의 준비를 하고 가면 만족도가 높다. 입맛을 돋우는 전채와 디저트가 여러 종류로 나오는 것도 알고 가면 당황하지 않는다. 단순한 동서양의 혼합인 퓨전과 다르며 셰프의 이력과 지향점을 미리 알고 가면 전체 코스를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된다. 특히 자신이 못 먹는 식재료나 조리법이 있다면 사전에 알려주자. 셰프의 섬세한 배려를 경험할 수 있다. 서울에서 경험할 수 있는 한식 기반 파인다이닝을 엄선해 추천한다.

 

 

>> GiwaKang 기와강

 

프렌치 파인다이닝 강민철레스토랑으로 명성을 얻은 강민철셰프의 한식 해석을 경험할 수 있는 곳. 기순도전통장을 활용한 간장게장 밥 위에 블랙 트러플을 얹은 시그니처 메뉴부터 성게국수와 훈연간장 등 한식 기본에 창의적인 감각을 더한 코스가 돋보인다. 전통과 현대, 익숙함과 새로움 사이를 정교하게 넘나든다.

 

 

서울 강남구 논현로1529 4/ Tel 0507-1338-2511

런치테이스팅 메뉴 180,000, 디너테이스팅 메뉴 320,000/ @giwakang

 

>>소울

 

해방촌 골목 깊숙이 자리한 부부 셰프 김희은& 윤대현의 한식 다이닝. 더덕, 돼지감자, 참두릅, 유자, 된장, 들기름, 흑임자 등 한국인에게 익숙한 식재료들이 아름답고 감각적인 접시로 재탄생한다. 섬세하면서도 깊은 맛이 먹는 이의 소울을 울린다.

 

 

 

서울 용산구 신흥로2635 바나힐 지하1층 소울 / Tel 0507-1335-7685 /

런치코스 150,000원 소울 디너 250,000/ @souldining_seoul

 

 

>>소설한남

 

한남동 고즈넉한 공간에서 만나는 모던 한식’. 엄태철 셰프는 전통에 뿌리를 두되 절제된 표현, 기본에 충실한 조리, 완성도 높은 플레이팅으로 한식을 깊이있게 풀어낸다. , 밀쌈, 물회, 잡채, , 국수 등 한국인의 한 그릇을 정제된 코스로 완성한다.

 

 

서울 용산구 한남대로2021-18 B동 지하1/ Tel 02-797-5995

/ 점심코스 170,000원 저녁코스 270,000/ @soseoul_hannam

 

 

이윤화 다이어리알 대표/ ‘대한민국을이끄는외식트렌드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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