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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ENDR] 2025 주류&바 트렌드 포커스
2025.07.16 | 조회 : 13,753 | 댓글 : 0 | 추천 : 0
[TRENDR]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트렌드
<2025 주류&바 트렌드 포커스>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 트렌드」에서 그동안 소개한 국내 주류 트렌드를 몇 년간 되돌아 보면 도출해 볼 수 있는 가장 공통적인 키워드는 바로 ‘다양성 추구’일 것이다. 미식 문화가 발달되며 음식과의 페어링 문화가 정착했고 코로나 팬데믹을 거치며 자연스럽게 직장 회식 문화가 축소됐으며 반면 홈술 문화의 발달로 인해 와인, 위스키 등 고급 주류를 깊이 있게 즐기게 됐다. 또한 주세법이 개정되면서 다양한 수제 맥주 브랜드가 생겨났으며 하이볼 등 섞음주 유행과 더불어 건강 트렌드로 인해 저도주, 무알콜 시장이 확대됐다. 이에 국내 주류 업계는 소주, 맥주 의존도를 낮추고 폭넓은 제품을 출시하며 다양성 추구의 주류 소비 문화에 발맞추고 있다.
최근 국내 주류업계는 소비 침체와 맞물려 코로나19 시절 급격히 성장한 고가 와인 및 위스키 시장은 숨 고르기를 하고 있는 상황이며 주류 시장의 양대산맥인 소주와 맥주 시장 역시 회식 문화 축소와 저도주, 다양성 주류 선호 추세로 전체 수요는 줄어들고 있다. 또한 팬데믹이 끝난 이후에도 홈술의 존재감은 여전히 큰데, 이는 불경기로 인해 외식 자체의 수요가 줄어든 것도 원인으로 작용했지만 기본적으로 젊은 층을 중심으로 주류 소비 형태가 편안한 공간에서 자신이 원하는 주류를 적당히 즐기는 ‘개인화 추세’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주류 업계에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현재의 소비 추세를 반영하여 다양한 선택지를 원하는 소비자들의 요구에 따라 주류 옵션 역시 세분화되고 있으며 소주와 맥주 업계 역시 다양성에 포커싱 하는 추세다.
또한 주류 소비 트렌드의 변화에 따라 외식 업계도 이에 발 맞춰 다양한 주류 리스트와 매장의 특색 주류 판매 등을 통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으며 메뉴와의 페어링을 통해 미식 요소를 극대화 하여 이를 경쟁력으로 활용하고 있다.
1)카페처럼 편안하게 한 잔, 캐주얼 위스키바
국내 위스키 시장은 양적 성장이 아닌 질적 성장의 단계에 돌입한 형국이다. 위스키 수입액은 코로나19라는 특수한 상황 속에서 폭증했던 수요가 조정을 보였지만 하이볼, 칵테일 등 위스키 베이스의 믹솔로지(Mix와 Technology를 합친 말, 술과 음료, 시럽 등 여러 재료를 섞어 만든 칵테일 또는 그 문화) 트렌드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현재 주류 트렌드를 주도하는 2030 세대가 품질과 고유의 맛이 강점인 위스키 시장에서 마니아 층을 형성하며 이들을 통해 일정 수요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좋은 술을 집에서 즐기는 홈술 문화 정착과 하이볼 트렌드 역시 위스키 시장의 성장을 이끈 주요한 계기로, 이 시기를 통해 집에서 직접 믹솔로지 음료를 제조하는 소비자가 많아졌으며 토닉 워터나 레몬주스 등 칵테일 관련 재료 시장도 덩달아 성장했다. 특히 하이볼의 기주로 주로 쓰이는 것이 위스키로, 위스키에 대한 소비자들의 접근 문턱을 낮춰주는 역할을 하며 하이볼을 통해 위스키에 입문하여 스며드는 비중도 적지 않은 만큼 꾸준한 잠재력이 있는 시장으로 보고 있다.
최근 다양한 글로벌 위스키 브랜드가 한국 시장 진출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한국 시장이 규모 자체는 크지 않지만 트렌디하고 소비자 취향이 고급스럽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유통업계에서는 대세인 하이볼의 형태로 새로운 RTD 제품을 끊임없이 선보이고 있으며 그 중 진짜 위스키를 넣은 RTD 칵테일 상품도 다양해지고 있다.
외식 업계에서도 소비 연령이 낮아진 만큼 위스키 바(Bar)의 무게감을 줄이려는 시도가 이어지고 있다. 다양한 경험을 추구하는 젊은 세대의 소비 특성에 발 맞춰 과거 진입 장벽이 높게 느껴졌던 위스키바의 이미지를 일상 속에서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형태로 전환한 곳들이 다채롭게 등장하며 외식업계 전반의 위스키바가 젊고 캐주얼해졌음을 실감할 수 있다.
개나리 위스키 한남점 (사진_업체제공)
서울 강남구 신사동, 용산구 한남동에 각각 자리하고 있는 ‘개나리위스키’는 카페처럼 누구나 편안하게 즐길 수 있는 캐주얼한 분위기를 추구하는 곳으로 딴딴면, 양꼬치 탕수육, 어향가지 등 중식 요리와 위스키의 페어링을 경험할 수 있다. 메뉴와 분위기는 캐주얼하지만 주류 리스트는 싱글 몰트, 버번, 테네시, 블랜디드, 아이리시, 재페니스 등 갈래별로 다채롭게 경험할 수 있으며 위스키 베이스의 하이볼, 칵테일도 다양하게 준비되어 있다. 한남점의 경우 남산 조경을 즐길 수 있는 루프탑이 있는 반전 매력의 이색적 공간이다. 서울 중구 명동의 바 ‘명동숙희’는 을지로의 위스키바 숙희의 2호점으로 근정전 콘셉트의 한국형 다이닝 바로 한국식 자개장과 일월오봉도 등을 활용한 인테리어가 특색있다. 이곳에서는 300종 이상의 몰트 위스키와 블랜디드 위스키 등을 선보이며 뚝배기에 제공되는 묵은지 맥앤치즈, 갈치속젓 비스큐 리조또 등 한식 베이스의 주안상 음식과 계절별로 변동되는 시그니처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벤슨 크리머리 서울'에서 선보인 플레이팅 아이스크림
성수동 '쓰윗' 의 발베니 캬라멜 아이스크림과 위스키 페어링
아이스크림과 위스키의 조합, 혹은 디저트와의 조합은 외식 씬에서 핫한 트렌드 중 하나로 이를 선보이는 공간도 다양해지면서 마치 카페에 방문하 듯 부담없이 위스키와 고도 리큐르를 경험할 수 있어 위스키가 젊은 세대에게 보다 친숙하게 다가가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서울 성동구 성수동의 ‘쓰윗(Thweet)’은 아이스크림에 위스키를 넣어 특징을 살린 메뉴를 선보이는 ‘아이스크림 바’다. 발베니 더블우드 12년 위스키를 더한 솔티 카라멜 젤라또, 메이커스 마크 버번 위스키를 담은 바닐라 젤라또, 조니워커 블랙과 느린마을 막걸리가 어우러진 막걸리 소르베 등 특색있는 위스키 아이스크림을 경험할 수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동 '살롱 드 뮤흐'는 섬세한 파인 디저트와 술의 페어링에 진심인 곳이다. ‘술과 함께 즐기는 디저트’라는 새로운 도전을 통해 최규성 셰프의 디저트와 위스키 페어링을 경험할 수 있으며 헤네시 코냑을 사용해 풍미를 끌어올린 ‘뮤흐 브랜디 파운드 케이크'는 공간과 브랜드의 정체성을 가장 잘 나타내는 메뉴다. 서울 압구정 로데오역 인근에 오픈한 한화 갤러리아의 프리미엄 아이스크림 브랜드 '벤슨 크리머리 서울' 2층의 테이스팅 라운지에서는 프랑스 미식 어워드 '라 리스트'에서 한국인 최초로 수상한 저스틴 리 셰프와 협업한 프리미엄 디저트 메뉴 10종과 주류 페어링을 선보인다. 커피와 차는 물론 아이스크림에 커피나 위스키를 부어 먹는 아포가토도 경험할 수 있다.
2)하이볼 트렌드 외식에서 편의점으로
식당의 필수 주류 카테고리이자 마트나 편의점 한 편을 장악한 하이볼은, 초창기 외식 업계에서부터 유행이 시작되어 꾸준히 대중화 수순을 밟아 왔다. 코로나19 이후 주류 문화가 식당에서 집으로 옮겨오며 홈술 트렌드가 가속화 됐고 고급 위스키 시장이 열렸으며, 그동안 식당에서 음식들과 함께 페어링하며 서서히 익숙해진 하이볼은 우리 일상에 더욱 가까워지게 됐다.
어느새 하이볼 전문 매장을 비롯해 주류를 다루는 대부분의 외식 업소에서 하이볼을 판매하게 됐고 맥주나 소주, 와인 등 병 단위로 주문해야 하는 주류와는 달리 먹고 싶은 사람이 잔 단위로 주문할 수 있어 경제적 부담이 적은데다 취하기 보다 취향대로 한 두잔 곁들이는 것이 젊은 층의 주도로 자리잡으며 하이볼은 음식점 주류 메뉴의 ‘뉴노멀’이 됐다.
초창기 하이볼 열풍을 식당이 주도했다면 지금 하이볼 트렌드를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공간은 ‘편의점’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최근 발표에 따르면 젊은 세대의 주류 주 구입처가 편의점으로 나타났는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주류산업정보 실태 조사에 따르면 주류 구입 장소로 편의점을 택한 MZ세대가 82.2%에 달했다.
2024년 가장 히트한 하이볼 제품 중 하나는 ▲생과일 하이볼이다. CU의 생과일 RTD 하이볼인 '생레몬 하이볼'로 생과일 하이볼 유행을 주도하며 출시 약 5개월 만에 900만 개의 판매고를 올렸다.
편의점 CU에서 출시한 생레몬 하이볼은 생과일 하이볼 유행을 선도했다
▲전통주 하이볼도 다채롭게 소개되고 있다. 전통주의 대중화를 위해 마시기 편한 RTD 제품으로 변형하고 도수를 낮춘 라이볼로 접근성을 높이는 시도로 전통주가 갖고 있는 프리미엄, 장인의 이미지와 전통주의 다양성을 토대로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이 진행되고 있으며 레스토랑에서도 전통주를 기주로 활용한 하이볼을 자신들만의 레시피로 선보이며 대중에게 전통주를 소개하는 매개체 역할을 자처하고 있다. 이를 통해 전통주 업체는 제품의 다양성 확보를 통한 수익성 증진, 그리고 대중 인지도를 확장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바 ‘오울’은 한식 기반의 안주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선보이며 소주를 활용한 김치 하이볼, 정제 우유를 곁들인 식혜 칵테일등 전통주뿐만 아니라 한식 재료와 다양한 한식 요소를 결합하여 창의적인 전통주 칵테일을 선보인다. 서울 영등포구 문래동의 ‘문래밤아’는 고흥유자 하이볼, 도원결의 피치 하이볼, 문경바람 애플 하이볼 등 다양한 전통주 베이스의 하이볼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인다.
포시즌스 호텔 서울 바 '오울'의 김치 하이볼
3)1900원 맥주, 900원 닭날개튀김…초저가 주점
최근 불경기가 장기화되면서 소비자들의 지갑이 얇아지고, 앞서 가성비 외식 모델 트렌드에 대해다룬 바와 같이 주점 업계에서도 불황으로 인한 변화를 목격할 수 있다. 반드시 매일 먹어야 하는 식사에 비해 주점은 끼니 보다는 여가의 영역이기에 외식비를 줄이는 소비자들이 가장 먼저 포기하는 업종이기도 하다. 최근 먹자 골목을 한 바퀴만 돌아봐도 간판에 ‘1900원 맥주’ 등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초저가 주점’ 프랜차이즈들이 증가하고 있는 것을 체감할 수 있는데 이러한 현상은 경기 침체 속에서도 외식을 포기하지 않으려는 소비자들의 요구와 맞물리며, 외식 업체들이 극한의 가성비를 통해 소비자들의 비용 부담을 덜어주면서도 주점 업계의 불황을 타계하기 위한 대응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일본 현지의 주점 분위기를 본뜬 초저가 주점
특히 이러한 초저가 주점은 생맥주를 기본으로 외관만 보면 도쿄 시부야나 오사카 난바 뒷골목에 있을법한 일본 현지 감성을 표방하는 곳이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초저가 주점 브랜드인 ‘생마차’는 생맥주 300ml 1잔 1900원, 대표 안주 메뉴인 닭날개 튀김 테바나카는 1조각 9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오사카 감성의 초저가 이자카야 브랜드 ‘쏘시지요’ 역시 가맹 계약 시작 6개월 만에 150호점을 달성했다고 밝혔는데 990원 닭날개 튀김과 2900원 오사카쏘시지, 1900원 생맥주 등 초가성비 메뉴를 앞세우고 있다.
일본의 유명 요리 주점 프랜차이즈 '토리키조쿠'도 국내에 진출했다. 닭꼬치 구이를 전문으로 선보이는 곳으로 홍대 본점에서는 모든 메뉴를 4900원 균일가로 선보이는 전략을 취하고 있으며 닭꼬치 외에도 다양한 꼬치류와 사이드 메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일본 전역에 많은 매장을 보유하고 있고 저렴한 가격과 캐주얼한 분위기로 국내 젊은 층에게 이미 인지도가 높은 브랜드로 보다 현지에 가까운 음식과 분위기를 통해 일본 여행 감성의 싱크로율을 높이며 오픈 직후 웨이팅 행렬을 낳으며 국내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초저가 일식 주점의 국내 인기에 따라 이와 같은 실제 일본 브랜드의 진출 가능성이 높아짐에 따라 관련 시장의 경쟁은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4)셀럽이 사랑한 술, 데킬라 라이즈
몇 년간의 외식 트렌드를 돌이켜 보면 ‘머물러 있지 않는 것’ 자체가 트렌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수 많은 아이템들이 뜨고 지고를 반복하고 있다. 한 때 열풍이 불었던 수제 맥주 시장은 침체기를 겪고 있고 코로나19 시기에는 내추럴 와인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하다가도 어느 새 샴페인과 하이볼이 주류가 됐다. 각 시기에는 흐름을 미리 파악하고 시장이 형성되기 이전에 발빠르게 토대를 닦은 주역들이 있었는데 지금도 다음 대세를 선점하기 위한 시도들이 이어지고 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멕시코의 전통 주류인 ‘데킬라(Tequila)’다. 데킬라는 아직 국내 시장에서 다양성이 부족하고 소비자들에게도 낯설다. 국내에서 접해봤다면 비교적 저렴한 가격대의 데킬라이자 국내 점유율 80%에 육박하는 ‘호세 쿠엘보(Jose Cuervo) 에스페샬 골드’ 정도였을 것이다.
데킬라는 위스키에 비해 보다 합리적인 측면이 많은 주종으로 우선 가격 접근성이 좋고 숙성 기간이 짧아 생산성이 높다. 또한 아직 국내에 소개된 브랜드가 다양하지 않아 개척되지 않은 합리적인 가격의 고품질 데킬라 종류가 무궁무진하여 새로운 마니아층 형성의 기회가 열려있다.
세계적인 셀럽 켄달제너가 선보인 '818 데킬라' (사진_국순당)
데킬라의 자연스러운 단맛과 산뜻한 풍미는 가볍고 신선한 술을 선호하는 최근 소비자들의 경향에도 적합하다는 평으로 자극적인 한식과도 궁합이 좋다. 하이볼을 필두로 펼쳐진 믹솔로지 문화의 확산은 데킬라의 다양한 활용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마가리타와 선라이즈 같은 칵테일은 이미 국내 소비자에게 인기를 얻고 있어 보다 대중적인 확산의 기회도 열려있다. 또한 ‘샷으로 마시는 저렴한 술’이라는 이미지를 탈피한 프리미엄 제품의 시장 진출이 이어진다는 점도 과거와 다른 점이다. 국내에서도 불과 몇 년전만 하더라도 데킬라를 등급별로 경험하거나 구매하기 다소 어려웠으나 최근에는 블랑코, 레포사도, 아녜호 등 위스키처럼 숙성 기간과 풍미에 따라 구별해서 즐기는 문화가 정착되는 추세다.
그리고 최근 제로 소주, 무알콜 맥주 등 건강 중시 트렌드의 흐름에서도 데낄라가 고도주 가운데 비교적 저칼로리 주류로 알려진 점도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매력으로 작용하고 있으며 일부 연구에 따르면 데낄라의 재료인 블루 아가베에 포함된 아가베틴이라는 성분에 의해 다른 주류에 비해 혈당 수치 부담을 줄이고 싶은 소비자들의 선택을 유도하기에도 유리한 측면이 있다.
데낄라의 유행은 미국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최근 국제 주류연구기관 IWSR은 2021년~2026년 데낄라 카테고리의 연 평균 성장률은 7%로 전망했다. 최근 국내 시장에 다양한 데킬라 브랜드가 소개되고 있다. 일례로 전통주 업체 ‘국순당’은 더욱 확장된 영역으로 진출하며 기존의 이미지를 탈피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으며 미국 유명 배우 겸 인플루언서 캔달 제너가 내놓은 ‘818 데킬라’를 한국에 들여왔다. 818데킬라는 국내 진출과 함께 더 현대 서울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어 큰 화제를 모으기도 했으며 이를 활용한 다양한 칵테일 레시피를 전파하며 접근성을 높였다. 국내 기존 주류업체들도 프리미엄 데킬라 판매에 시동을 걸고 있는데 하이트진로는 미국 주류 전문 잡지 '더 테이스팅 패널 매거진'에서 데킬라 브랜드 중 최초로 100점을 받은 최상급 데킬라인 ‘코모스’를 수입하여 국내 시장에 선보였다.
5)취향을 찾는 플라이트 메뉴 • 탭(Tap)바 • 바틀샵까지… 잔술 트렌드
고급 주류 업체들은 잔술 판매를 통해 소비자들의 브랜드 경험치를 높일 수 있고 외식업계에서는 새로운 레시피를 적용한 잔술로 가게의 차별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고급 레스토랑에서 코스 메뉴에 따라 어울리는 와인을 매칭하는 페어링 코스를 응용하여 각 업장에 맞게 적용한다면 미식적인 가치와 객단가를 상승 시킬 수 있는 요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병 단위 주문이 부담스러운 혼밥 고객들을 위한 서비스로도 활용될 수 있다. 특히 혼밥 고객이 많고 술이 어울리는 국밥 전문점에서는 전통주 잔술을 판매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평양냉면 전문점 '서령'에서 판매하는 잔술 짜배기 (얼음 컵에 소주를 담은 것)
이미 보편화 된 와인 페어링은 차치하더라도 다양한 주류를 비교 분석하고 깊이 있게 즐기는 문화는 위스키나 사케, 백주 등 숙성도나 제조 방법에 따라 특성의 차이를 경험할 수 있는 고도주나 지역과 재료의 다양성이 돋보이는 전통주를 취급하는 업장에서는 다양한 종류의 주류를 소량씩 한꺼번에 제공하는 샘플러, 혹은 ‘플라이트(Flight) 메뉴’로 선보이기도 한다. 이러한 주류 메뉴 구성은 다양한 주류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바에 국한되어 있었으나 일반 외식 업체에서도 페어링을 통한 미식 효과의 극대화와 다양성 추구에 발맞춰 특화 요소로서 도입하면서 더욱 보편화 되고 있으며 참신한 메뉴 구성은 업장의 경쟁력으로 작용하고 있다.
보틀벙커 잠실점의 '보틀벙커 비스트로' 다양한 와인을 테이스팅 탭을 통해 시음하고 음식과 함께 페어링 할 수 있다
광장시장 내 전통주점 '호선생전' 전통주 픽업존 (사진_업체제공)
특히 다양한 전통주 페어링 혹은 잔술을 제공하는 업장이 상당히 증가했는데 과거에는 대중적으로 막걸리, 소주 같은 특정 전통주에 대한 인식이 강했지만, 최근에는 각 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한 프리미엄 막걸리, 증류주, 탁주 등의 다양한 전통주가 등장하면서 고급화와 다양화가 이루어진 덕이다. 또한 전통주는 지역의 특산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아, 지역 외식업체들이 이를 적극 활용함으로써 로컬 푸드와의 시너지를 낼 수 있다. 이는 단순히 음식과 술의 조합을 넘어, 지역 특색을 반영한 미식 문화를 형성하고, 지역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데 기여할 수 있다.
다양한 잔술의 경험을 제공하는 공간으로 ‘바틀샵’을 빼놓을 수 없는데 다양한 주류의 시음을 통해 소비자는 취향에 맞는 술을 찾고 바틀 구매로 연결될 수 있는 판매 형태다. 또한 최근에는 주로 수제 맥주 전문점에서나 볼 수 있었던 ‘탭(Tap)’을 다양한 주류에 접목하여 도입한 바틀샵이 늘어나고 있는 추세로 셀프 푸어링(Pouring, 따르다)을 통해 고객들은 부담없이 다양한 주류를 경험하고 샵에서는 서비스 인력을 최소화 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서울역, 그리고 잠실 등에 지점이 있는 바틀샵 ‘보틀벙커’는 이름처럼 다양한 주류를 병 단위로 판매하는 샵이자 위스키, 사케, 와인을 본인의 취향에 맞게 테이스팅 탭 카드를 활용하여 자유롭게 즐길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탭샵바’는 와인을 아메리카노처럼 일상에서 더욱 쉽고 편안하게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표방한다. 매장에서 구매한 1천 종의 와인은 추가 비용 없이 편안하게 즐길 수 있으며, 테이스팅 탭을 통해 80가지의 와인을 글라스 단위로도 경험 할 수 있다. ‘탭퍼블릭’과 ‘농타임노씨’, ‘넛츠비어’ 등 탭 맥주 전문점도 다양성과 가성비를 무기로 보편적인 주류 모델이 됐으며 눈 여겨 볼 점은 맥주에 소주나 위스키 등 샷을 추가하는 다양한 옵션들로 섞음주 트렌드에 발맞춰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게 즐길 수 있도록 했다는 점이다.
6)싸구려 술 NO, 프리미엄 막걸리 시장 무르익다
최근 전통주 분야에서는 ‘막걸리는 싸구려 술’이라는 인식을 깨고 고급화를 통해 소비자에게 다가가면서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막걸리는 그동안 대표적인 서민들의 술로 1천원 남짓의 저렴한 가격대로 형성되어 있었다. 저렴한 막걸리에 대한 기존 소비자 인식이 워낙 강하고 유통 자체의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전통주 분야에서도 증류주, 약주 등 고도주에 비해 다소 시장성이 낮게 평가됐지만 저평가된 탁주의 가치를 끌어올리기 위한 꾸준한 노력이 뒤따랐으며 고품질 재료, 양조 기술의 발전, 전통과 현대를 조화롭게 결합한 세련된 마케팅 전략 등을 토대로 프리미엄 막걸리 시장이 비로소 열린 것이다.
소비자들 역시 꾸준히 발전을 거듭해온 전통주 시장 속에서 다 년간 다양한 전통주에 대한 경험치가 쌓여 온데다 현재 젊은 층을 중심으로 형성된 주류 소비 트렌드 자체도 가성비를 추구하지만, 단순히 저렴하다고 지갑을 열지 않는 특성이 있다. 이에 프리미엄 막걸리는 품질에 대한 높은 기준을 충족하면서도 위스키나 증류주 대비 일반적으로 병당 1~2만원 대의 합리적인 가격을 형성하고 있기에 품질과 가격면에서 적절한 위치에 포지셔닝 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최근 주목받는 프리미엄 막걸리의 주요한 특징은 풍부한 쌀 함유량 등 재료의 차별화, 막걸리 제조 과정에서 단맛을 내기 위해 일부 첨가하는 아스파탐, 수크랄로스 등 인공 감미료를 일절 사용하지 않고 오직 주재료인 쌀 단맛을 극대화한 무 감미료 제품인 경우가 많고 일반적으로 6~8% 사이의 막걸리 도수를 높인 제품들이 많다는 것이다. 또한 기존의 단순한 맛에서 벗어나 다양한 맛과 향을 제공하며, 전통적인 제조 방식과 현대적 감각을 결합해 새로운 미각 경험을 선사하며 실제로 다양한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색다른 풍미를 제공하는 제품들이 인기를 얻고 있다. 또한 세련된 패키지 디자인과 마케팅 전략으로 기존 막걸리와 차별화하기도 하는데 투박한 플라스틱 병이 아닌 현대적인 유리병, 세련된 라벨 디자인 등을 통해 고급스러움을 강조하며 센스있는 선물이나 격식있는 식사 테이블 위에서 활약하도록 하는데 이는 소비자로 하여금 막걸리라는 신분의 제약에서 자유로울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장치다.
주당으로 알려진 가수 성시경이 출시한 '경탁주' (사진_업체제공)
프리미엄 막걸리의 대표 주자는 전남 해남에서 만든 ‘해창막걸리’다. 특유의 단맛과 걸쭉한 질감,해창 6도·9도·12도 등 제품 다양화를 통해 마니아층을 형성했으며 한 병에 11만원을 호가하는 ‘해창18도’ 제품은 일명 '롤스로이스 막걸리'로 불린다. 주당으로 알려진 가수 성시경이 자신의 이름을 따 출시한 ‘경탁주’는 품절 대란을 겪을 만큼 큰 화제를 모았다. 농업 스타트업 ‘제이1’과 협업해 레시피를 개발하고, 충남 당진에 있는 신평양조장이 위탁 생산하는데 알코올 도수는 12%, 쌀 함유량도 46.23%에 인공 감미료를 사용하지 않은 프리미엄 막걸리로 500ml 병당 2만 8천원에 판매한다. 대구에 소재한 달성주조가 제조하는 ‘포그막’은 100% 대구 유가 찹쌀과 인공 첨가물을 넣지 않고 발효가 종료된 후 물을 조금도 타지 않은 묵직한 바디감의 막걸리로 도수는 10%, 7%로 선보이고 있으며 달콤한 디저트용 막걸리라는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국내를 비롯한 글로벌 진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7)취하지 않는 신(新) 주류 문화, 소버 라이프
최근 2030세대를 중심으로 주류 자체를 멀리하는 것이 트렌드의 한 축이 됐다. 이를 두고 ‘소버 라이프(Sober life)’, ‘소버 큐어리스(Sober Curious)’ 등의 현상으로 표현하기도 하는데 여기서 소버란 ‘술 취하지 않은’ 이라는 뜻을 갖고 있다. 이는 단순히 술을 끊는 금주와는 차이가 있는데 예전처럼 ‘부어라 마셔라’ 하지 않고 자신의 주량과 취향에 맞게 적당한 음주를 즐기는 젊은 세대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보다 확고하게 자리잡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현상은 무알콜, 저칼로리 주류 시장의 급성장을 이끌어내고 있으며 외식 업계에서는 무알코올 바까지 등장하고 있다. 또한, 소셜 미디어에서는 ‘소버 라이프 챌린지’와 같은 캠페인이 인기를 끌기도 했다. 이러한 현상은 단순히 술을 마시지 않는 것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소버라이프는 건강과 웰빙을 최우선시하는 트렌드의 연장선에서, 정신적, 육체적 건강을 중시하는 현대인의 라이프스타일 변화를 보여준다. 이는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인 추세로 기존의 음주 문화와 주류 시장에도 새로운 변화와 기회를 시사하며, 무알코올, 저칼로리 제품의 다양화와 같은 시장 확장이 기대되는 상황이다.
주류업계 제로 소주 양대산맥인 '진로 제로슈거'와 '새로' (사진_각 업체 제공)
시장 조사 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무·논알콜 맥주 시장 규모는 지난 2021년 415억원에서 2023년 644억원으로 55.2% 성장했다. 또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의 보고서에 따르면,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전 세계 논알콜 음료 시장은 연평균 23%로 성장 중이다. 그리고 그동안 식당에 주류 제품을 공급하는 종합 주류 도매업자는 알코올 도수 1% 이상의 주류만 유통할 수 있어 편의점·마트에서만 판매할 수 있었던 논알코올 맥주가 ‘주류면허법 시행령’ 개정안에 따라 음식점에서도 판매가 가능해지면서 시장이 보다 넓어졌다.
무알코올 주류를 전문으로 취급하지 않더라도 외식 업소나 주류 판매점에서도 무알코올 옵션을 갖추는 것이 필수가 되고 있다. 이에 많은 레스토랑과 바에서 알코올이 포함되지 않은 모크테일(Moctail, 비알코올 칵테일) 메뉴를 강화하고 있다. 이와 같은 메뉴를 취급하는 바에서는 클래식 칵테일의 맛을 유지하면서도 무알코올 버전을 제공해, 음주를 하지 않는 고객에게도 즐거운 경험을 선사하며 이와 함께 레스토랑에서도 다양한 재료를 사용해 맛과 시각적 만족감을 충족시키는 무알코올 칵테일을 선보이는 것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무알콜 주류 시장과 함께 제로슈거, 저칼로리 역시 소버 라이프 소비자들의 주요한 관심거리다. 이에 따라 주류 회사들도 빠르게 변하는 소비자 트렌드에 발맞춰 다양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주류 회사들은 무알콜, 제로슈거, 저칼로리를 강조한 제품군을 출시하며, 소버라이프와 웰빙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한 전략을 펼치고 있다. 특히 무알콜 주류 시장의 확장과 함께 기존의 알코올 제품에서도 당분과 칼로리를 줄인 건강 지향 제품들도 주목받고 있다.
일본 도쿄에는 맥주 기업 ‘아사히’에서 운영하는 무알콜 칵테일 바 ‘스마도리 바’가 있다. 주류 회사에서 도쿄 번화가인 시부야 한복판에 무알콜 바를 열었다는 자체로도 화제가 됐는데 술을 마실 수 없는 사람과 술을 좋아하는 사람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을 표방하며 100종 이상의 다양한 음료를 제공하며 0%, 0.5%, 3% 무(無), 혹은 저도수의 칵테일만을 판매한다. 국내의 경우는 ‘소주’가 제로슈거 트렌드를 대표하는 주종이다. 롯데칠성음료의 제로 슈가 소주 ‘새로’는 출시 이후 약 7개월 만에 누적 판매량 1억병을 넘어섰고 저칼로리로 대표되는 라이트 맥주(Light Beer)는 기존의 일반 맥주에 비해 알코올 도수와 칼로리가 낮아, 칼로리 섭취를 줄이려는 소비자들 사이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으며 대표적인 맥주 소비국인 미국에서는 라이트 맥주 시장이 전체 맥주 점유율의 50%를 넘는 등 대세임을 입증하며 국내에서도 존재감을 점차 키워가는 추세다.
도쿄의 '스미도리 바'는 술을 마시지 않는 사람들을 타겟으로 삼은 곳으로 논알콜 주류를 즐길 수 있다(사진_업체제공)
높은 관심사와 함께 2025년 7월 성수동에서 스미도리 바 팝업이 열렸다. DIY 논알콜 칵테일을 즐길 수 있다 (사진_업체제공)
이처럼 ‘취하지 않는’ 새로운 주류 소비 추세에 따라 외식업계에서는 무알콜 옵션뿐만 아니라, 제로슈거와 저칼로리 메뉴를 함께 제공하여 건강을 중시하는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족시키고 있다. 이는 단순한 음료 선택의 문제를 넘어 소비자 경험을 확장하고 포용적인 외식 문화를 형성하는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또한 이를 통해 음주 여부에 상관없이 다양한 소비자를 만족시킴으로써, 더 폭넓은 고객층을 확보하고 외식업의 경쟁력을 높이는데 기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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