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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전통시장 #지역축제 #오래된상가 #콘텐츠플레이션

[TREND R] 2025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트렌드...<키워드 4. 푸드쇼퍼>

2025.05.20 | 조회 : 132,787 | 댓글 : 0 | 추천 : 0

 

[TREND R] 2025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트렌드

PART4. 푸드쇼퍼(Food shopp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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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트렌드> 푸드쇼퍼?

 

백화점, 대형 쇼핑몰을 비롯해 전통 시장, 오래된 주거 단지의 상가처럼 지역 주민 대상의 생활밀착형 상업 공간들에 

오로지 ‘미식’을 위해, 소유보다는 ‘경험’을 위해 발걸음 하는 사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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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 불황기 시대의 소비자들은 큰 지출을 줄이지만 이에 대한 반동으로 자신을 위한 작은 사치, 즉 ‘미니멀 플렉스(Minimal flex)’ 품목 대한 지출을 늘리는 경향이 나타난다. 소비자 만족도가 높으면서도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기호품 구매를 통해 취향을 드러내고 만족감을 얻는 것.

인플레이션 여파에 따른 인건비, 식재료 등 외식업 운영에 필요한 재반 비용 부담 증가는 외식 비용 상승으로 이어졌고, 불경기에 의해 외식 소비 자체를 줄이고 있는 소비자들이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도 외식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메뉴를 찾는 현상으로 나타나고 있다. 프리미엄 디저트와 커피, 고급 식재료를 사용한 간편식처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대로 만족감을 얻을 수 있는 외식 상품들과 가격은 고급 외식에 비하면 저렴하지만, 시간과 노력을 들이면 획득할 수 있는 희소성 있는 특별 패키지나 한정판 제품, 콘텐츠 파생 상품은 성취감과 함께 작지만 특별한 경험을 제공하며 소비자들에게 가격대비 높은 만족감을 준다.

또한 온라인 쇼핑이 활성화 되면서 판매와 구매라는 근본적인 기능보다는 오프라인에서만 누릴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해졌는데 상업 공간들은 오프라인 공간 집객을 위해 ‘미식’을 매개체로 오프라인에서 극대화되는 경험을 선사하기 위해 쇼핑 공간 내 먹거리 인프라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이에 백화점, 대형 쇼핑몰을 비롯해 전통 시장, 오래된 주거 단지의 상가처럼 지역 주민 대상의 생활밀착형 상업 공간들도 오로지 ‘미식’을 위해, 소유보다는 ‘경험’을 위해 발걸음 하는 ‘푸드쇼퍼’들에 의해 입소문 나면서 타 지역 방문객들도 찾는 핫플레이스로 변모하기도 한다.

 

 

1)맛집 쇼핑의 성지가 된 백화점 

 

고급 쇼핑 장소이자 안전성과 품질에 대한 신뢰도를 확보하고 있는 백화점의 식음료 코너는 이러한 소비자 욕구를 충족시키는 대표적인 장소다. 특히 최근 백화점 업계는 단순히 물건을 쇼핑하는 공간에서 벗어나 고객들에게 차별화된 미식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점포의 핵심 역량으로 평가되고 있다. 물론 패션이나 백화점에서 판매하는 기타 품목에 비해 식품의 객단가는 낮지만 고객계층을 확장하고 우수 고객들을 록인하는 장치로서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주요 백화점들은 각 점포에 전 세계의 유명 브랜드와 유니크한 로컬 맛집, 유명 셰프의 고급 레스토랑, 줄 서는 맛집의 분점, 외국의 ‘먹킷리스트’ 성지를 한 자리에서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조성하면서 차별화된 경험을 제공하려 노력하며 백화점을 ‘먹으러 가는 장소’로 인식하게 만들고 고객들이 특별한 외식을 즐길 수 있는 공간으로 백화점을 선택하게 만든다.

 

 

‘리뉴얼’ 신세계강남 VS ‘팝업성지’ 더현대서울

 

2024년 F&B 분야 소식으로 가장 큰 화제를 모은 백화점은 단연 ‘신세계 강남’점이다. 지하 1층 공간을 대대적으로 리뉴얼하며 백화점을 미식 공간으로 인식될 수 있도록 크게 기여 했는데 먼저 상반기 디저트 전문관 ▲스위트 파크국내외 최고의 디저트를 엄선해 선보이며 오픈 석 달 만에 누적 방문객 수가 350만명에 이르는 등 명실상부 국내 최고의 디저트 성지로 자리매김 하도록했다. 오픈 당시 총 43개의 브랜드가 입점했는데 그 중에는 일본 오사카에서 탄생한 밀푀유 디저트 전문점 ‘가리게트’, 벨기에 왕실 쇼콜라티에로 지정된 럭셔리 초콜릿 브랜드 ‘피에르 마르콜리니’, 한국인 서용상 셰프가 파리에서 운영하는 플랑 전문점 ‘밀레앙’ 등 해외에서만 맛볼 수 있던 유명 디저트 브랜드를 최초로 론칭하기도 했으며 기존 인기 브랜드라 할지라도 강남점만의 한정 메뉴나 특화 메뉴를 추가하는가 하면 취식 방식을 다르게 하거나 파생 브랜드를 신규 론칭하는 등 스위트 파크만의 차별화 포인트도 놓치지 않았다. 또한 백화점의 식품 콘텐츠와 호텔 로비의 모습을 결합한 하우스 오브 신세계 오픈을 통해 운영중인 강남의 전통적인 스시야 ‘김수사’의 첫 백화점 매장, 생면 파스타바 열풍을 불러 일으킨 ‘바위파스타바’, 부산의 명소 해운대암소갈비집의 손자가 미국 뉴욕에서 선보인 ‘윤해운대갈비’, 일본 도쿄에서 4대를 이어온 장어덮밥 전문점 ‘키쿠카와’ 등을 입점시키며 각 골목의 대표 주자들을 한자리에 모아 말그대로 ‘거를 타선이 없는’ 맛의 성지로 자리매김 했다.

 

신세계 강남 스위트파크

 

하우스오브 신세계 내에 오픈한 스시바 '김수사'

 

백화점 업계의 트렌드를 선도하고 있는 ‘더현대서울’의 매력은 백화점 및 유통업계에서 ‘팝업’마케팅 흐름을 구축하고 주도한 만큼 방문할 때 마다 새롭게 변화하는 역동성이 주 무기다. 오픈 초기 3대 명품을 유치하지 않고도 기록적인 매출을 달성한 더현대서울의 지하 1층 글로벌 식품관 ▲테이스티 서울(Tasty Seoul)은 4,438평 규모의 거대 식품관으로 ‘팝업의 성지’로 통하며 백화점의 성공 공식을 바꿔 놓았다. 특히 디저트 및 베이커리 분야에서 화제성이 높은 벨기에 프리미엄 초콜릿 고디바의 베이커리 브랜드 ‘고디바 베이커리’, 베이글 열풍을 주도한 ‘런던베이글뮤지엄’과 이탈리아 프리미엄 트러플 기업 얼바니(URBANI)의 트러플을 사용하여 다양한 베이커리 제품을 선보이는 ‘더 트러플 베이커리’, ‘파이브가이스’와 용리단길 핫플 ‘테디뵈르 하우스’ 등이 입점시키며 푸드쇼퍼들을 불러모으고 있다.

 

 

2)지역 관광 메가 콘텐츠, 전통시장

 

지난 대한민국을 이끄는 외식트렌드에서는 MZ세대의 놀이터가 된 전통시장의 활성화에 대해 소개하며 서울의 대표 전통 시장이자 먹거리 천국인 ‘광장시장’과 ‘힙당동(힙+신당동)’에 자리한 ‘서울중앙시장’, 그리고 청량리 ‘경동시장’과 백종원 시장으로 불리며 화제의 중심에 섰던 ‘예산시장’을 소개한 바 있다. 전통시장의 체질 개선과 젊은 층을 겨냥한 다양한 이벤트 등을 통해 지역의 명소로서 외부 유입을 끌어낸 대표적인 사례를 통해 ‘전통’이 가진 잠재력에 대해 조명했는데 이러한 기조에 따라 타 지자체, 기관들의 노력이 동반되고, 불경기 속에서 저렴하고 푸짐한 시장 속 맛집에 대한 관심은 한층 높아지면서 가성비를 추구하는 ‘푸드쇼퍼’들의 전통 시장을 찾는 발걸음이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특히 고령층 소비자들의 전유물이라 생각했던 전통시장을 찾는 젊은 세대의 비중이 늘어났다는 점이 과거와는 다르다.

 

대한민국 최초 상설시장이자 120년 전통을 자랑하는 ‘광장시장’을 필두로 외국인 방문객이 많은 전통시장의 경우 팝업 스토어와 이름난 브랜드 입점을 통해 보다 활발한 시대의 흐름을 타고 있다. 광장시장의 경우 유동 인구는 평일 약 3만~5만 명, 주말 약 12~15만 명으로 방문객들의 연령대가 낮아지고 글로벌해지면서 시장 내 판매 메뉴나 업종도 카페, 팝업 스토어, 편집숍, 디자인 상점 등 젊은 세대의 취향에 맞게 다양해졌다. 광장시장의 명물 ‘박가네 빈대떡’ 3세가 운영하는 ‘365일장’은 그로서리 스토어이자 팝업의 명소로, 용리단길 핫플 ‘효뜨’와 협업한 쌀국수 팝업 <광장한 효뜨네 국수>를 비롯해 망원동 수제햄 맛집 ‘제로햄’과 와인 전문가 ‘와인킹’과 협업한 <제로햄 X 와인킹 with 365일장>, 전통주 팝업 스토어 <광장주막> 등 브랜드의 가치를 알리고 나아가 전통 시장을 방문한 이들에게 많은 경험과 볼거리를 제공하며 이를 통해 로컬의 가치를 높이고, 전통의 명맥을 잇고 지역 경제를 살리는 시장의 순기능을 제대로 해낼 수 있도록 시대에 맞는 시장이라는 공간의 새로운 역할을 제시하고 있다.

 

광장시장 '광장한 효뜨네 국수' 팝업

 

서울 홍대 상권에서도 개성 강한 외식 공간과 외국인 비중이 높은 망원동에 있는 ‘망원 시장’도 먹거리로 유명하다. 망리단길에서 맛집과 카페를 가고 망원 시장에 들러 테이크 아웃 메뉴를 구매해 한강 공원에 가는 것이 코스. 전국구 고추 튀김 맛집인 ‘우이락’과 육즙 가득한 ‘망원 떡갈비’, 다양한 맛의 닭강정을 선보이는 ‘큐스 닭강정’, 달콤한 길거리 대표 간식 ‘훈훈호떡’, 셰프가 만드는 수제 가스 전문점 ‘마삭마차’ 등이 유명하다.

 

이모카세 1호 셰프의 경동시장 내 식당 '안동집 손칼국시'

 

청량리역 인근에 자리한 ‘경동 시장(청량리 농수산물 시장 포함)’ 역시 2022년 말 문을 연 ‘스타벅스 경동1960점’을 필두로 가수 성시경 등 유명인들의 유튜브를 통해 소개되며 웨이팅 행렬을 낳고 있는 ‘남원통닭’, 1만원 순대로 유명한 ‘황해도순대’, 튀김만두를 30개 1만원에 판매하는 ‘기태만두’, MBC프로그램 ‘나혼자 산다’에 출연하며 유명세를 탄 ‘충북 보리밥집’, 흑백요리사 ‘이모카세 1호’ 김미령 셰프가 운영하는 국수와 배추전으로 유명한 ‘안동집 손칼국시’, 하루 4시간만 영업하는 노포 간짜장 맛집 ‘홍릉각’ 등 전통 시장을 방문하는 젊은 세대가 늘면서 시장에서 오랜 세월 장사를 해온 노포 맛집들이 발굴되고 있다.

 

3)오래된 상가에 무슨 일이?

 

광장시장, 경동시장, 신당동 중앙시장, 망원시장... MZ세대가 즐겨 찾는 전통 시장은 대부분 과거 서울의 중심이자 상업의 중심이었던 올드타운, 한강 이북 지역에 위치하고 있다. 서울의 거대한 ‘특이점’이 온 시기라 할 수 있는 1970년대, 강북인구집중억제 정책에 따라 영동지구 개발이 가속화되며 강남개발촉진이 진행됐다. 당시 시민들의 이주를 독려하기 위해 강북에 있던 유서 깊은 고등학교들을 강남으로 이전시키면서 이후 강남은 ‘8학군’으로 대표되는 교육의 메카가 되었으며, 강남 개발 과정은 한국의 주된 주거 형태가 아파트로 변화하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현재 서울뿐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가구의 50% 이상은 아파트에 거주한다. 특히 국내 아파트 주거 문화는 ‘단지’ 개념으로 형성되었는데 2000년대를 기점으로 70~80년대에 지어진 30,40년 된 아파트의 재건축 시기가 도래하며 아파트의 ‘브랜드’화가 진행되었고 단지의 규모가 다양한 인프라 구성의 중요한 역할을 하면서 더욱 거대화 됐다.

 

 강남의 대표적인 아파트 상가인 대치동 은마 종합 상가

 

재건축에 수반되는 여러 이해관계에 의해 여전히 과거의 모습에 머물러 있는 아파트 단지와 상전벽해의 변화를 거친 단지가 공존하고 있는 변곡점을 살아가는 현재, 오래된 아파트 단지 수요를 기반으로 형성된 ‘아파트 상가’에 최근 젊은 ‘푸드쇼퍼’들의 발걸음이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상가는 식품점, 소규모 식당, 학원, 슈퍼마켓 그리고 다양한 상점 등 주로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존재했던 생활 밀착 인프라로 굳이 따지자면 과거 ‘시장’의 역할을 건물 속으로 옮겨 놓은 셈이다. 강북과 강남, 발달한 주거 형태에 따라 시장의 모양새도 다르게 발달된 것인데 재래시장을 찾는 젊은 세대가 많아진 현상과 마찬가지로 소셜 미디어를 통해 정보 전달의 범위가 넓아지면서 지역 주민들의 전유물이었던 오래된 아파트 상가를 찾는 외지인, 특히 그 중에는 유행을 선도하고 온라인으로 정보를 접한 MZ세대의 방문이 늘어나게 된 것이다. 이를 통해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오랜 세월 사랑 받아온 맛집이 소개되기도 하고 외지인의 시선이 개입되면서 새로운 핫플이 발굴되기도 하는 등 새로운 수요가 유입되는 기회의 상권으로 여겨지면서 로드샵과는 다른 매력의 미식 로드가 펼쳐지고 있다.

 

왜 MZ세대는 오래된 상가로 놀러가나?

 

이러한 현상의 몇 가지 요인으로,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과거의 문화를 재해석하고 즐기는 ▲복고 트렌드의 지속과 맞물려 오래된 아파트 단지의 상가들이 풍기는 70~80년대의 분위기는 이들에게 신선하고 독특한 경험을 제공한다. 또한 대형 체인점이 아닌 독립 상점이나 ▲소규모 가게에 대한 선호도가 증가하면서, 작지만 알찬 가게들이 밀집한 오래된 상가에 대한 관심도도 높아졌다. 이러한 가게들은 대형 쇼핑몰이나 브랜드에서 제공할 수 없는 ▲내공의 맛과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며 특히 자신만의 브랜드나 아이덴티티를 구축하고자 하는 젊은 창업자들에게 매력적인 장소가 되기도 한다. ▲소셜 미디어와 온라인 커뮤니티의 영향도 크다.

 

최근에는 유명 셰프들이나 일반 맛집 상권에서 성공을 거둔 외식업 대표들이 아파트 상가에 새로운 브랜드를 론칭하는 등의 행보도 나타나고 있다. 이들이 지역 주민들을 대상으로 하는 아파트 단지에 일상적인 식당을 여는 현상은 기존의 일반 레스토랑과는 다른 방향으로 사업을 확장하고자 하는 전략적 선택과도 관련이 있다.

외식 수준 전반이 향상됨에 따라 특별한 날에만 고급 외식을 즐기기 보다 일상에서도 질 좋은 음식을 찾아 먹는 경향은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이는 불경기의 영향도 반영된 것으로 외식업 공급자들은 이러한 소비 추세의 변화에 따라 ‘고급스러운 경험을 일상에서 제공하는 것’에 포커싱하고 있는데 그 결과 주거 지역 인근 상권에서 지역 주민을 대상으로 일상적인 아이템의 메뉴를 판매하는 현상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40년 노포와 미쉐린 셰프의 국밥까지? 오래 된 상가에 펼쳐진 ‘맛’ 아케이드

 

#은마종합상가 서울을 대표하는 아파트 상가하면 가장 먼저 언급되는 곳이 바로 대치동 ‘은마종합상가’다. 수 년째 재건축 이슈로 시끌벅적한 은마 아파트는 1970년대 지어진 강남 1세대 아파트로 은마종합상가는 아파트와 역사를 함께 해온 곳이다. 지하 1층에는 소위 호락호락하지 않은 ‘대치맘’들의 식탁을 책임진 식품 매장과 식당이 촘촘히 들어서 있다.

은마 종합상가의 대표적인 맛집으로 거론되는 곳은 숙명여고 앞 트럭에서 10년 넘게 튀김과 떡볶이를 판매하던 ‘도곡동 튀김 아저씨’가 2016년부터 은마상가 지하에서 맛을 이어가고 있는 ‘튀김아저씨’, 칼제비 메뉴로 유명한 ‘산월수제비’, 대치 키즈들의 간식을 책임진 ‘오미 닭강정’, 40년 가까운 전통을 자랑하는 수제 만두집 ‘은마 왕만두’, 매일 아침 9시에 들여온 닭으로 튀긴 치킨을 수제 치킨 무와 함께 내어주는 전통의 치킨&호프 ‘마미치킨’ 등이 첫 손 꼽는 맛집들이다. 일식당 ‘후토시’는 미쉐린가이드에 선정된 ‘쿠시아게 진’의 김형준 셰프가 운영하는 초밥 집으로 훌륭한 가격에 높은 퀄리티의 초밥 세트로 인기를 끌고 있다.

 

#장미종합상가 1970년대 잠실 대개발 시절 준공된 서울의 거대 아파트 단지 중 일부인 송파구 신천동 장미 아파트 단지에 자리한 ‘장미 종합 상가’도 대표적인 대형 아파트 상가다. 세월과 규모만큼 알짜배기 맛집들도 많은데 당일 도축한 한우만 사용하는 뭉티기, 육회 비빔밥 전문점 ‘한뭉티기’, 37년 이상의 업력을 자랑하는 분식집 ‘뽀빠이 분식’, 한 자리에서 1989년부터 지금까지 운영한 감자탕 전문점으로 백년 가게에 선정된 ‘송가네 감자탕’, 미쉐린 가이드 서울에 수록된 ‘야키토리 묵’의 김병묵 셰프가 새롭게 선보인 ‘장미시장 국밥’ 등이 대표적이다.

 

잠실 장미종합상가 지하의 장미시장국밥 (사진_업체 공식 인스타그램) 

 

#직장인의 소울 머무는 여의도 상가들

상가 내 식당하면 빼놓고 이야기할 수 없는 곳이 여의도다. 시범, 장미, 삼익, 삼부, 공작 아파트… 50년된 시범아파트를 필두로 재건축을 앞두고 있는 단지가 많은 여의도는 오피스 빌딩과 아파트 단지가 어우러진 상권으로 핫플레이스라기 보다 지역에 머무는 시간이 긴 증권가 직장인, 지역 주민 대상의 식당들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여의도의 40년이 훌쩍 넘은 #경도상가에 자리한 '화목순대국'은 30년 역사를 자랑하며 연예인 맛집으로도 유명하다. 같은 건물의 ‘요츠바’는 한우암소스테이크와 칵테일을 즐기기 좋은 바로 단골들이 많다. #여의도종합상가#여의도백화점도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 맛집들이 많다. 점심 장사를 주로하는 백반집이 많고 전국구 맛집으로 등극한 ‘아루히’와 여의도 ‘진주집’, 신흥 가성비 스테이크 집으로 떠오르는 ‘르뵈프’, 청국장 전문점 ‘삼보정’, 로스터리 카페 ‘마치커피’등이 유명하다. 특히 새로 생긴 빌딩이나 쇼핑몰 내 식당들은 상대적으로 밥값이 높게 형성되어 있고 편안하게 방문하기 좋은 식당들은 오래된 상가에 주로 포진해 있는 만큼 합리적인 가격대의 맛집을 찾는 외부 고객들의 방문이 이어지고 있다.

 

4) 로컬의 맛, 페스티벌에서 찾다

 

최근 20대를 대변하는 Z세대를 중심으로 ‘흠뻑쇼(엄청난 양의 물을 뿌리면서 공연하는 가수 싸이의 콘서트)’, ‘워터밤(메이드온에서 제작하는 국내 최대 규모의 음악 및 물 테마의 페스티벌)’, ‘서울 재즈 페스티벌’, ‘인천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등과 같은 다양한 테마의 공연을 야외에서 다수가 함께 즐길 수 있는 페스티벌이 일부 마니아층만 즐기는 공연이 아닌 최고의 오프라인 경험을 누릴 수 있는 대중적인 문화 행사로 여겨지고 있다.

특히 먹거리는 페스티벌의 핵심 콘텐츠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음악, 놀이, 그리고 음식이 어우러진 종합적인 경험을 제공하는 페스티벌에서 먹거리는 단순히 배를 채우는 것을 넘어, 전체 경험의 중요한 요소로 자리잡았다. 관객들은 단지 공연을 즐기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 자체로 특별한 이벤트를 경험하기 위해 페스티벌에 참석하며 이때, 음식은 중요한 경험 요소로, 다양하고 퀄리티 높은 식음료 옵션이 페스티벌의 가치를 높이고 전체적인 만족도를 끌어올리는 역할을 담당한다.

 

로컬을 살리는 ‘먹거리’ 페스티벌

 

지역 축제는 아예 먹거리를 중심 테마로 삼고 개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음식은 관광객을 끌어들이는 강력한 요소로 맛있는 지역 음식과 요리법을 직접 경험하게 함으로써, 방문객들이 그 지역의 문화를 더 깊이 이해하고 체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먹거리를 테마로 한 축제는 지역의 특산물을 널리 알릴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이를 통해 지역 농산물이나 전통 음식의 인지도가 높아지고, 잠재적으로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 네이밍도 ‘김천 김밥 축제’, ‘원주 만두 축제’, ‘예산 치맥 페스티벌’ 등 축제의 먹을 거리를 직관적으로 표현하는 것이 추세로 보다 친근하고 기억하게 쉽게 대중에게 각인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정 먹거리 축제가 성황리에 개최될 시, 지자체 입장에서 지역 이미지 제고 및 향후 축제로 각인된 음식을 지역 외식 업계와 연계하여 육성할 수 있는 콘텐츠로 활용하기에도 좋다. 또한 장기적으로는 지역의 대표적인 관광 자산으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점도 먹거리 콘텐츠에 집중한 행사의 질적 향상에 집중하는 이유다.

 

 

노잼도시의 오명을 벗고 ‘유잼도시’로 거듭난 대전은 성심당을 필두로 국내 대표 ‘빵의도시’로 자리매김했다. 빵을 향한 대중의 관심은 빵 내음과 함께 출발하는 대전발 기차와 중앙로역 인파로 증명됐는데 성심당 외에도 다양한 대전 빵 맛집들이 함께 발굴됐다. 2024년 9월에는 대전 관광공사에서 주최한 ‘대전 빵 축제’가 열렸는데 말그대로 구름 인파가 몰리며 역대급 화제를 모았다. 해당 축제에는 후원사인 성심당 및 대전의 유명 빵집 71개소와, 청주의 흥덕제과, 공주의 북촌35제빵소, 예산의 응봉상회 등 전국 유명 빵집 10개소 총 81개소가 참여했다.

봄의 생명력이 가득한 4월에 개최한 ‘양평 용문 산나물 축제’가 Z세대가 많이 이용하는 소셜 미디어에서 좋은 반응을 얻으며 화제가 됐다. 산나물 하면 젊은 세대의 관심사와 다소 거리가 있는 먹거리로 여겨지는데 산채 튀김, 양평 막걸리 등 젊은 세대의 입맛에 맞게 재탄생 시킨 음식을 선보였을 뿐만 아니라 음식의 퀄리티와 ‘가성비가 높다’는 평가를 받으며 입소문을 탔다. 또한 ‘Let’s Go(Green Only) 산나물!"을 슬로건 삼아 다회용 식기 사용, 업사이클링 부스 운영으로 친환경 트렌드를 축제에 접목한 것 또한 요즘 세대들의 공감대를 불러일으킨 요소로 작용했다.

경북 김천에서 열린 ‘김천 김밥축제’도 화제다. 인구 13만명의 도시에 무려 10만명이 몰려 축제장 일대가 마비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지역 특산물도 아닌 ‘김밥’ 축제가 뜬금없을 수는 있으나, 여기에는 재미있는 배경이 있다. 김밥 및 다양한 분식을 파는 프랜차이즈 ‘김밥천국’의 주 고객인 젊은 세대들이 이를 줄여 ‘김천’이라 부르는데, 실제로 김천시에서 지역을 알리기 위해 무엇을 할까 고민하다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김천 하면 떠오르는 것이 ‘김밥천국’이라 답한 사람이 가장 많았다는 것. 여기에 위트 있는 축제 홍보 영상이 더해지며 김천 김밥 축제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고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김밥을 가장 맛있게 먹는 방법은 ‘소풍’이라는 점에서 착안해 사명대사공원 및 친환경생태공원 일대를 장소로 낙점해 소풍 분위기를 즐기며 김밥을 먹을 수 있도록 했다. 다회용 식기 사용, 뻥튀기 접시에 김밥을 얹어 파는 등 친환경 요소를 반영한 점도 시의 적절했다는 평이다.  

 

5)콘텐츠 쇼퍼

콘텐츠는 이제 외식 선택의 중요한 기준이 되었다. 과거에는 맛과 가격이 외식 선택의 주요 요인이었다면, 이제는 맛있는 음식을 즐기는 것뿐만 아니라, 그 음식을 통해 어떤 경험을 할 수 있는지, 어떤 이야기를 담고 있는지에 더욱 관심을 갖게 된 것이다. 이러한 관심의 매개체가 되는 것이 바로 콘텐츠다. 자신이 관심있는 분야의 콘텐츠를 제공하는 공간이 될 수도 있고, 이를 같이 향유하는 커뮤니티의 공간이 될 수도 있으며, 어떤 콘텐츠를 통해 흥미를 갖고 새로운 의미를 부여한 공간이 될 수도 있다. 모든 일상이 콘텐츠로 재생산 되는 사회의 변화 속에서 이를 통한 새로운 경험의 제공은 외식업계의 새로운 경쟁력이 됐다.

 

야구장이 맛집이라고?

최근 가장 인기있는 스포츠는 단연 프로야구와 러닝이다. 프로야구는 경험과 소속감, 러닝은 건강과 성취를 제공하며, 두 활동 모두 젊은 세대의 트렌드와 라이프스타일에 적합하게 부응하고 있기 때문인데 각 스포츠 열풍과 함께 같은 취미를 공유하는 팬덤, 혹은 크루 문화가 생겨났다. 이는 여가 시간을 보내는 방식의 변화를 의미하기도 하며 이러한 스포츠 이벤트는 지역 경제에 끼치는 영향력이 크고 동시에 향유하는 외식 산업과도 밀접한 연관이 있다.

 

인천 SSG랜더스에서 제작한 야구장 내 맛지도 (사진_SSG랜더스 공식 인스타그램)

 

한국 프로야구는 2024년 역대급 인기를 끌며 8월 기준 사상 최초 900만 관중을 달성했다. 특정 구단의 인기가 아닌 KBO 소속 구단 전체가 연고지를 중심으로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가장 큰 요인은 야구장이 ‘젊어졌기’ 때문이다. 먼저 MZ 세대들 사이에서 '야구장 관람 인증샷'과 유니폼 및 굿즈 구매, 각종 야구 관련 밈(meme)이 유행의 속도를 가속화 시켰다. 젊은 여성 관중들의 증가도 야구 관중 증가에 한 몫 했으며 단순히 야구 관람뿐만 아니라 응원 문화와 경기장 내 다양한 이벤트, 먹거리 등이 결합된 종합 엔터테인먼트로 자리잡으면서 지금의 젊은 관중들은 야구장을 놀이공원, 대형 쇼핑몰처럼 즐긴다. 각 구단의 팬덤 문화는 젊은 세대가 특정 팀을 응원하며 소속감을 느끼고, 이를 통해 공동체 의식을 형성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며 특히 야구장은 가족, 친구, 연인 등과 함께하는 여가 장소로도 인식되어 사회적 경험을 중시하는 MZ세대의 소비 트렌드에도 부합한다.

 

프로야구의 인기에 힘입어 각 구단들은 야구장 내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강화하고 있으며 맛있는 먹거리는 각 구장의 자존심 싸움이 됐다. SSG 랜더스의 홈구장인 인천 랜더스필드는 ‘고기 맛집’으로 소문이 자자하다. ‘트레이더스 오픈 바비큐존’ 덕인데 말 그대로 바비큐를 즐기며 야구를 관람할 수 있는 좌석이다. 수원 KT위즈파크는 무려 ‘캠핑존’을 운영한다. 야구를 보면서 가족 캠핑을 즐길 수 있도록 마련된 곳인데 야외 경기를 펼치는 야구장이기에 충분한 메리트가 있다. 캠핑 존에는 캠핑 텐트와 바비큐를 즐길 수 있는 테이블 공간이 확보되어 있으며 바비큐에 필요한 물품도 모두 무료로 대여할 수 있다. 야구장 내에는 수원 맛집인 ‘진미통닭’과 ‘보영만두’등도 입점해 있다. 서울 잠실 구장은 야구장 먹방의 근본인 치맥 세트를 한 손에 들고 먹을 수 있도록 제공하는 ‘잠실 원샷’과 치킨과 찰떡 궁합을 이룬다는 시원하고 새콤한 ‘통밥’의 김치말이 국수 조합이 유명하며 홈런세트, 적시타세트, 안타세트처럼 야구장에 딱 맞는 네이밍의 고로케와 도넛류를 판매하는 ‘송사부’는 야구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또한 야구 열풍에 따라 최근 야구장에 가지 않고도 야구를 좋아하는 이들과 함께 야구장에서 야구를 관람하는 ‘단관 문화’가 생겨나면서 특정 구단을 응원하는 콘셉트의 포차인 ‘야구포차’도 인기를 얻고 있다.

 

흑백요리사와 콘텐츠플레이션(Contents+Inflation)

 

2024년 하반기 대한민국 외식업은 그저 ‘흑백요리사’ 한 단어로 귀결된다.  흑백요리사의 인기는 침체된 외식업계에 활기를 불어넣는 계기로 작용하기도 했다. 실제 참가 셰프들의 식당은 전에 없는 예약 전쟁을 치르게 됐으며 예약 플랫폼과 참여한 유통 업계도 발빠르게 흑백요리사 특수에 대응했다. 캐치테이블에 따르면 방송 직후 출연 셰프들의 레스토랑 검색량은 전주 대비 74% 상승, 식당 저장 수는 무려 1884%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우승을 차지한 ‘나폴리 맛피아(권성준)’ 셰프의 식당 ‘비아톨레도 파스타바’는 캐치테이블 예약이 열리자 마자 10만명이 접속해 서버가 마비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철가방 요리사(임태훈)’ 셰프의 식당 ‘도량’은 웨이팅 번호표를 받기 위해 아침 6시부터 가게 앞에 줄을 서는 오픈런 고객들이 몰려들었다. 예약을 하지 않으면 아예 갈 수 조차 없는 식당들이 많은 반면 ‘이모카세 1호(김미령)’가 운영하는 청량리 인근 경동 시장 내 손칼국수 전문점 ‘안동집’은 웨이팅은 해야하지만 회전율이 빠르고 서민적인 음식으로 접근성이 높다 보니 수백명의 손님들이 몰려 재래 시장에 활기를 더하고 있다. 불경기로 외식 소비가 위축되면서 가장 큰 타격을 입은 ‘파인다이닝’ 업계도 프로그램을 통해 최고의 스킬과 미각을 단련한 셰프가 운영하는 파인다이닝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출연자의 업장을 비롯해 ‘흑백 요리사 시즌 2’ 출연자로 지목되고 있는 업계 유명 셰프들의 업장에 대한 관심도 동반 상승시키며 외식 업계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내고 있다. 

 

흑백요리사 메인 포스터(사진_넷플릭스)

 

흑백요리사를 통한 이와 같은 쏠림 현상을 통해 현 시점 소비자들에게 ‘콘텐츠’가 얼마나 중요한 가치로 작용하는지 확인할 수 있다. 이들이 식당에 찾아가 소비하는 것은 ‘음식’이지만 그 이면에는 콘텐츠의 힘이 대부분의 가치를 차지하기도 한다. ‘칼국수’가 아니라 흑백요리사에 출연한 이모카세 1호 셰프가 인생 요리로 선보인 ‘칼국수’여야 의미가 있다는 것. 이러한 현상은 비단 방송 프로그램뿐 아니라 유명 유튜버가 극찬한 가게, 소셜미디어에서 유행하는 챌린지가 있는 가게 등 외식 소비에 있어 콘텐츠가 발휘하는 영향력을 가늠하게 한다. 콘텐츠는 현재 시장의 흐름과 분위기를 단숨에 바꿔놓을 만큼 강력하고, 경쟁을 부추기며 외식업계에도 수 많은 선택지 중 특정 콘텐츠의 가치가 결합된 식당에 손님이 쏠리는 ‘콘텐츠플레이션(Contents+Inflation)’ 현상을 만들어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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