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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루히 #르뵈프 #진주집 #함루

[골목에서놀다,골목상권] 주 5일 상권 옛말, 금융가에 펼쳐진 새로운 ‘맛길’

2024.07.12 | 조회 : 186,701 | 댓글 : 0 | 추천 : 0

 

[골목에서놀다,골목상권]

주 5일 상권 옛말, 금융가에 펼쳐진 새로운 ‘맛길’ 

 

 

증권가와 주요 오피스가 밀집돼있는 여의도는 대표적인 서울의 오피스 상권이자 주로 주중 직장인 대상으로 펼쳐져 있는 주 5일 상권으로 통했다.  하지만 지하철역, 백화점과 인접한 동여의도 지역은 얘기가 다르다. 최근 MZ 세대의 핫플로 통하는 ‘더 현대 서울’을 필두로 IFC몰, 여의도 한강공원 등의 주변 인프라 직장인 유동 인구가 줄어드는 주말에도 2030세대와 외국인 관광객들을 여의도로 발걸음 하도록 하고 있다. 또한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어 내는 젊은 층의 입소문 덕에 여의도에서 오랜 시간 장사를 해온 맛집들도 새삼 재발굴 되는 현상을 낳기도 한다. 이에 글로벌 외식 기업들도 여의도 상권에 활발하게 문을 두드리고 있는 상황으로 외식 업계의 경쟁도 보다 치열해질 전망이다.

 

아루히 내부

 

>>>아루히

여의도 하면 가장 먼저 거론되는 식당이 있다. 일명 ‘여의도의 축복’이라 불리는 작은 스시 주점 ‘아루히’다. 여의도 5번 출구 낡은 상가 2층 구석에 자리하고 있음에도 매달 예약 오픈 일이 되면 몇 초 만에 예약이 마감되어 일명 ‘스강신청(스시+수강신청)’이라는 말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실제로 예약 전쟁에 참여하기 위한 이들은 수강신청이나 아이돌 콘서트 티켓팅할 때처럼 시계를 초 단위로 체크하며 미리 전투태세를 갖춘다. 아루히가 인기를 얻으며 가게 바로 건너편에 좀 더 캐주얼한 분위기의 자매 식당인 ‘아루히 니와’를 추가로 오픈하기도 했다. 아루히 니와 역시 예약하기 쉽지가 않다.

 

아루히 이용 오너셰프

 

이런 인기의 비결 중 첫 번째로 꼽는 것은 바로 ‘가성비’다. 초저가부터 1인당 30~50만 원에 달하는 하이엔드 스시야까지 스시 오마카세라는 장르는 어떻게 서비스를 제공하냐에 따라 가격의 스펙트럼이 매우 넓다. 대중화 이전의 스시 오마카세는 주로 청담동 인근과 특급 호텔에서 즐기는 하이엔드 스시야(すしや,스시집) 위주로 접근 문턱이 높고 예약이나 노출에 있어 폐쇄적인 경향이 강하다. 그 외에는 초밥 뷔페나 회전 초밥, 도시락, 횟집과 겸하는 저가 스시집 등 저가형으로 양극화되어있던 스시 시장은 대중의 눈높이가 올라감에 따라 합리적인 가격에 질 좋은 스시를 고급 외식에 국한되어 있던 ‘오마카세’ 방식으로 제공하는 스시야도 최근에는 많이 찾아볼 수 있게 됐다. 그리고 이러한 추세에 박차를 가한 곳 중 하나가 바로 아루히다.

이곳의 강점은 단순히 가격만 저렴하게 파는 것이 아니라 모두가 인정하는 음식의 질과 특유의 분위기와 서비스에 있다. 오마카세 디너의 가격대가 1인 3만 원대로 스무 가지 이상의 메뉴를 경험할 수 있는데 스시야 경험치가 높은 이들도 인정할 만큼 그 퀄리티가 상당하다. 이곳을 운영하는 이용 셰프는 오랜 세월 셰프로서 일하며 고가의 코스 요리를 대접하면서 느꼈던 경직된 분위기를 탈피해 손님들과 교감하고 이들을 기쁘게 만들어 주는 요리를 내어주고 싶다는 생각에 아루히를 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넘치는 인기 탓에 치열한 경쟁을 통해 방문할 수 있는 곳이 됐지만 ‘누구나 편안하게 방문할 수 있을 것’이 첫 번째 전제 조건이었다.

 

아루히의 스시

 

오마카세 특성상 계절에 따라 메뉴는 수시로 변경되고 가짓수도 수급 상황에 따라 다르지만 적초 베이스의 샤리(밥)를 사용하며 술 마시기 좋은 다양한 츠마미(한입거리 음식)들과 다양하게 만드는 다양한 초밥들은 애초에 ‘스시 주점’을 표방한 만큼 술과의 궁합도 좋다. 전복에 참돔, 고급 생선인 금태까지 가격이 무색해지는 생선 라인업과 술병에 꽂아 인증숏을 유발하는 마끼(김으로 뾰족하게 만 초밥)와 마지막에 제공되는 커다란 후토마끼는 이곳의 상징이 됐다. 음식뿐만 아니라 많은 이들이 아루히의 독보적인 분위기를 이곳의 인기 비결로 꼽는다. 음식 먹는 내내 차분한 연주곡이 아닌 90년대 추억의 가요가 흐르는 것부터가 다른 스시 오마카세와 다르다.

 

 

주인장 역시 이곳이 맛있는 제철 요리가 있는 ‘주점’임을 항상 강조한다. 어느새 흥과 맛에 취한 손님들이 흘러나오는 가요를 합창하거나 각각 따로 방문한 고객들이 식사를 즐기는 동안 마치 일행이 된 듯 어우러지는 진풍경이 펼쳐지기도 한다. 이를 가능케 하는 것이 식사 내내 분위기를 유쾌하게 만들어가는 셰프의 필살기라 하겠다. 고객들에게 맛있는 생선을 기분 내키는 대로 썰어 줄 수 있고 서로가 행복한 기운을 주고받을 수 있는 주점을 만들고 싶다는게 식당을 운영하는 궁극적인 이유라고 말하는 주인장이 자리를 지키는 한, 여의도의 축복은 꾸준히 지속될 듯 하다.

 

위치 서울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42 2층

메뉴 오마카세 디너

영업시간 17:00-22:00 (월 휴무)

전화 02-780-3903

 

 

>>>르뵈프(Le Boeuf)

프랑스어로 ‘소고기’를 뜻하는 상호의 스테이크 전문점. 양질의 소고기를 기존의 조리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조리방식으로 업그레이드하여 합리적인 가격과 최상의 맛으로 제공한다. 국내 유명 파인 다이닝부터 그릴 하우스, 모던 그릴 등 다양한 경력을 쌓은 15년차 셰프가 직접 운영하고 있으며 전채 요리와 샐러드, 스테이크, 파스타, 디저트로 구성된 디너 코스가 3만 원 대로 가성비가 매우 뛰어나다.

위치 서울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42 여의도종합상가 3층 326호 / 메뉴 런치플래터, 디너코스 / (매일) 11:00-22:00 (토) 12:00-22:00 (브레이크타임 있음, 일 휴무) / 전화 02-782-0616

 

 

>>>진주집

서울 3대 콩국수 집 중 하나로 늘 거론되는 곳. 이른 점심시간부터 지하상가에 벽을 따라 긴 줄이 늘어선다. 대표 메뉴는 냉콩국수와 비빔국수, 닭칼국수로 함께 내어주는 달콤한 보쌈김치와의 궁합이 그만이다. 걸쭉한 콩물이 특징인 냉콩국수는 고소함이 풍부하며 쫄깃한 얇은 면발은 콩물을 온전히 머금고 있다. 여름철에는 새콤달콤한 특유의 양념과 풍성한 고명을 얹은 비빔국수도 인기다.

위치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6길 33 지하 1층 / 메뉴 냉콩국수, 비빔국수 / (매일)10:00-20:00 (토)10:00-19:00 (일 휴무) / 전화 02-780-6108

 

>>>함루

나고야의 명물 음식 ‘히쓰마부시(장어덮밥)’을 전문으로 선보이는 곳. 신라호텔 출신의 30년 경력 요리사가 합심해 만든 레시피로 마포에서 시작해 여러 지점을 보유하고 있다. 히쓰마부시 한 그릇을 제대로 즐기기 위한 3가지 방법을 제안하여 먹는 내내 각각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으며 장어를 즐기지 않는 이들은 1등급 한우를 숙성해 소고기의 감칠맛을 극대화한 ‘한우 큐브 스테이크’가 좋은 선택지가 된다.

위치 서울 영등포구 국제금융로2길 32 파이낸스타워 3층 302호 / 메뉴 히츠마부시(보통) 4만1000원, 한우큐브스테이크 3만9000원 / (런치) 11:00-14:30 (디너) 17:00-21:30 / 전화 02-2070-20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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