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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화의 맛있는 트렌드_지역 대장 브랜드 ‘강민주의 들밥’

2024.02.26 | 조회 : 55,646 | 댓글 : 0 | 추천 : 0

이윤화의 맛있는 트렌드

지역 대장 브랜드 ‘강민주의 들밥’

 

 

이천하면 쌀밥집 명소들이 먼저 떠오른다. 그래서인지 이천만 가면 으레 ‘00쌀밥집’ 중에 한곳을 찾아가는 백반상 순례를 하곤 한다. 하지만 썩 만족스러운 곳을 찾았던 경험은 많지 않다. 반찬이 한 상 가득 펼쳐져 나오는데 한두 번 젓가락이 오가면 그다음은 어디에 젓가락이 머물러야 될지 망설이는 백반상을 받았던 경험도 여러 번 있었다. 좋은 쌀 앞에 으레 붙은 ‘이천’의 이름에 행여 부정적인 이미지만 남기는 건 아닌가 하는 걱정이 들기도 한다.


그러던 중 ‘강민주’라는 이름을 내건 들밥에 갔다. 주위에 이렇다 할 명소도 없는데 평일 이른 저녁 시간임에도 주차장에 차가 가득하다. 알고 보니 점심에는 긴 웨이팅으로 오래 기다릴 각오를 해야만 하는 곳이었다. 오로지 이곳만을 목표로 찾아오는 손님들이다. 

 

별다른 이야깃거리가 없는 지역에 생긴 빛나는 외식 공간 하나가 골목과 지역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는 경우가 있다. 일례로 대전은 관광으로 매력적인 명소가 별로 없어 일명 ‘노잼(No+재미)도시’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덧붙여 ‘그래도 대전엔 성심당이라도 있어 다행이다’라는 말을 한다. 성심당처럼 지역을 선하게 살리고 나아가 상징처럼 자리 잡은 곳을 ‘대장 브랜드’라고 부르기도 한다. 대전의 대장 브랜드가 성심당이라면 이천엔 ‘강민주의 들밥’이 그 역할을 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이천 쌀밥과 함께 내어주는 정갈한 한식 밥상으로 이름난 강민주의 들밥에 가서 밥상을 주문하니 유기그릇에 담긴 각종 찬들이 정갈하게 식탁을 메운다. 기본 들밥 정식은 여섯 개의 찬이 담긴 두 개의 쟁반과 함께 청국장, 콩이 들어간 돌솥밥으로 구성된다. 상추 포함 12가지 반찬 중 어느 하나 허투루 만든 게 없다. 감자조림 도라지무침 고들빼기김치 가지튀김무침 등 별나라 재료도 아니고 늘 먹어왔던 한국인의 흔한 식재료이지만 모두 촉촉하게 윤기가 흐른다.

 

그중 마늘종 무침이 나를 놀라게 했다. 처음 봐서는 이게 무얼까 갸우뚱했다. 내가 알던 마늘종이 아니라 언뜻 보면 굵은 부추 정도로 보인다. 먹어보니 아삭아삭 식감이 살아있다. ‘마늘종 겉절이’라고 부른단다. 궁금해 물어보니 마늘종을 파절단기에 넣고 가늘게 썰어 간장 양념에 절였다 상에 내기 전에 버무려 나오는 실용 반찬이다. 이런 식으로 늘 보아왔던 친숙한 식재료가 강민주 대표의 센스 터치로 새롭게 거듭나고 있었다.

 

평범해 보이나 평범하지 않고 접시마다 한 끗의 변주로 특별함을 만들어내는 반찬들이다. 상추쌈에 곁들이는 쌈장 하나도 보리밥에 미숫가루 등 여러 양념이 들어간 정성 장이니 사계절 언제 와도 질리지 않는 밥상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반찬들이 자극적이지 않고 뒷맛이 깔끔하다.

 

알고 보니 이 집의 음식엔 마늘을 사용하지 않거나 사용해도 절대 과하게 쓰지 않는다. 과한 여러 양념보다는 좋은 양념을 충분히 사용하는 것이 진솔한 비법이리라. 그리고 압권은 뭐니 뭐니 해도 갓 지은 돌솥밥이다. 샌드위치엔 빵이 중요하듯 한식 밥상에서는 열 가지 반찬보다 밥이 우선이어야 됨을 잘 알고 있는 것이다. 

 

 

들밥이었다가 ‘강민주의 들밥’으로 상호를 바꾸게 된 시점이 있었다. 강대표가 식당을 한 지 20년이 되었을 때 비로소 내 이름을 걸어도 되겠다는 자신감이 생겼고 그 결과 전국 흔한 들밥 상호와 절대적 차별화를 가져오게 되었다. 

 

평일 주말할 것 없이 손님들로 문전성시를 이루는 이 식당은 언제나 잘 닦아진 길만 달려온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쾌활하고 당찬 대장부 타입의 강민주 대표 또한 여러 개 식당을 동시에 운영하며 고전을 하기도 했고 체인 사업을 펼치며 여러 시행착오도 겪었다. 그 과정 속에서 결국, 기본 브랜드에 집중하여 비교 불가의 가치를 쌓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게 됐다. 또한 당신의 이름을 내건 들밥에 대표 스스로 몰입하며 손님과 교감하는 것을 여전히 최우선으로 여긴다고. 


 

젊은 시절 사찰에서 음식을 배우다 25년 전 비빔밥과 제육, 편육으로 소박하게 시작한 식당. 그때부터 고객들과 소통을 통해 진화하여 지금의 돌솥밥과 알찬 반찬 구성의 한상이 되었다. 거기에 보리굴비, 간장게장 등 대중 인기 메뉴도 만들어 냈다. 그리고 여러 개 점포를 운영하기 위해 CK(Central Kitchen. 중앙 반조리 조리시설)를 만들어 공급하는 조직적 체계까지 갖추게 되었다. 강대표의 외식업 역사는 단 한 번도 안주하는 때가 없었다. 식당을 키우는 과정도 늘 배움과 새로운 도전의 연속이었다. 기본에 충실한 이천의 들밥은 팬데믹 시기에 건강한 밥상을 찾는 도심의 사람들로 인하여 오히려 쉴 틈 없이 바쁜 시기를 보내며 기존 대비 3배 이상의 매출까지 끌어올리는 신기록 결과를 낳기도 했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이천에 가면 당연히 꼭 가봐야 되는 당당한 대장 브랜드로서 우뚝 서게 된 것이다. 

 

‘강민주의 들밥’ 밥상에 매력을 느껴 이 밥상의 대표가 누굴까 궁금해서 시작된 인터뷰였는데 역시나 강민주 대표는 밥상 이상으로 유쾌하고 통이 크며 본인도 상대방도 웃게 만드는 재주가 있었다. 그리고 2023년에는 지금까지의 들밥 반찬을 집대성한 ‘강민주의 사계절 들밥 반찬’이라는 책을 출간하여 본인의 노하우를 공개했다. 강민주 대표의 열린 소통 경영이다.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들밥이 펼쳐질지 자못 궁금해진다. 

 

대장 브랜드, 로컬을 살리다 
각 지역, 특히 대도시를 벗어난 지역에서는 지역 경제 활성화 자체가 궁극적인 목적인 경우가 많다. 전체 인구의 감소와 대도시밀집으로 인해 소멸 위기에 직면한 지역들은 생존의 기로에 서있기도 하다. 이에 지역이 품고있는 특수한 조건들을 활용해 관광과 미식 콘텐츠를 개발하여 외지의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한 다양한 노력들을 하고 있으며 내국인들의 국내 관광 핵심 콘텐츠로 ‘미식’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커지고 있는데다 해당 지역의 특정 식당 방문이 관광의 목적이 되는 경우도 많기에 로컬 외식 공간들의 역할이 중요해진 것은 물론, 지역의 이름을 전파하는 일등 공신으로 활약하기도 한다. (2024 대한민국을이끄는외식트렌드 中 로컬하입 )

 

강민주의들밥 본점
경기 이천시 마장면 지산로22번길 17

Tel 0507-1315-6040

메뉴 들밥 15,000원 금실보리굴비정식 30,000원 해선간장게장정식 30,000원

 

 

이윤화 음식평론가 ‘대한민국을이끄는외식트렌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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