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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화의 길라잡이 맛집_내공 민물장어구이
2023.12.05 | 조회 : 28,549 | 댓글 : 0 | 추천 : 0
이윤화의 길라잡이 맛집
내공 민물장어구이

장어(長魚)를 먹자 했을 때 민물장어를 먼저 떠올리냐 붕장어(아나고)를 상상하냐에 따라 살아온 출신지역을 추측할 수 있다. 서울 포함 중부 지역은 대개 민물장어를, 여수나 고흥 등 남쪽이라면 바닷장어의 경험이 생각날 것이다. 어떤 장어든 지역을 막론하고 기력보강용으로 늘 우선한다.
민물장어 유통업계 사람을 만나니, 장어는 더 이상 여름 보양식이 아니고 계절을 떠난 스테디셀러 음식재료가 되었다고 한다.
냉면은 본래 겨울음식으로 만들어졌지만, 외식용 냉면은 여름이 성수기였다. 그래서 냉면 전문점은 겨울엔 살아남기 메뉴를 따로 만들어야만 했다. 하지만 지구온난화, 수준 높은 난방시설 속에서 살면서 냉면은 사시사철 즐기는 냉음식으로 자리를 굳히게 되었다. 이는 장어도 마찬가지다. 삼계탕처럼 여름 보양식으로 인식된 장어를 취급하는 전문점은 겨울 이겨내기에 고민이 많았다. 그런데 소비자의 식문화 인식 전환으로 ‘여름엔 장어’ 라는 한시성이 사라지게 되었다. 그러니 당연 계절별 장어 수요공급의 급락도 훨씬 덜하게 되었다.
민물장어가 자라면 먹지도 않고 반년쯤 걸린다는 태평양까지 이동을 해서 알을 낳고 죽는다. 태어난 새끼는 1년에 걸쳐 어미가 있던 강으로 용케 다시 찾아온다. 강 하구에 오면 실뱀장어가 되어 있고 강으로 가서 성장을 한다. 이런 자연산 장어의 생리를 잘 파악하여 민물장어 양식이 발달하였다.
얼마 전 국내 민물장어의 생산량 선두를 다투는 영광지역의 장어양식장을 찾았다. 순환여과식의 50개 수조를 갖춘 큰 곳이었다. 장어가 있는 물을 반복적으로 순환시켜 주면서 아주 미세한 망으로 노폐물을 걸러주어 쾌적한 공간을 만들어주고 있었다. 장어를 먹을 때 간혹 흙내가 나는 불쾌감을 느꼈다면, 이건 대개 장어가 있던 물에 그 원인이 많다. 그리고 장어가 겨울엔 월동으로 먹이 활동을 하지 않는 것이 자연의 생리인데, 양식장 장어에게 겨울에도 먹이를 계속 주면서 키우면 과도한 지방층이 생기기에, 먹었을 때 느끼한 맛이 강하게 된다. 요즘은 장어의 강제 성장이 아닌 장어의 자연 생리를 배려한 양식장도 늘고 있는 추세다.
장어를 유독 많이 먹는 일본과 비교했을 때, 일본의 장어요리는 부드러움을 추구하면서 고농축 소스를 많이 사용한다면 한국은 쫄깃한 식감을 살린 직화구이에 소금이나 매콤 양념장을 주로 즐긴다. 오늘은 원물 장어의 참맛과 식감을 즐길 수 있는 구이전문점 세 곳을 소개한다.
서초장어타운

서초동 도심 속에서 18년 동안 장어에만 몰입한 오너의 신념 맛집. 간단히 소금만 뿌려 비장탄에 굽는 장어구이를 선보인다.
싱싱한 장어에 깔끔한 손질, 제대로 된 숯불이면 그 이상도 이하도 없다. 구이 후 식사는 장어탕과 소면, 메밀국수 단순구성으로 장어 집중 전문점답다.
서울 서초구 반포대로28길 77 3, 4 층
0507-1325-6934
장어 39,000원 장어탕 10,000원
장어명가 청산

셀프존 판매대에서 장어를 선택하면 직원이 초벌구이하여 가져다 준다. 그 뒤 노릇노릇하게 굽는 것은 손님의 몫. 무항생제 인증 업체로 1일 18회 순환여과 방식으로 장어를 양식하는 영광의 청산양만에서 운영하는 식당이다.
스트레스 없는 건강 장어 생산에 자신감이 넘친다. 장어살과 껍질 사이 선홍빛의 싱싱함이 남다르다.
전남 영광군 법성면 법성포로 15-7
061-356-9592
오늘의시세로 장어구입. 상차림비 1인 2,000원
평화숯불장어구이

서울에서 출발하면 꽤 깊이 들어가는 곳이다. 논,밭길 계속 가다 만나는 평온한 집 한 채. 스텐 원탁과 플라스틱의자로 셋팅되어 있으나 청결하고 밑반찬도 시골스러우며 맛깔나다.
이곳에선 이왕이면 큰장어를 먹길 권한다. 그럼 내장도 같이 구워 먹을 수 있다. 장어의 싱싱함을 내장을 보며 판가름하니 진정한 장어 내공 전문점이다.
경기 양평군 개군면 분투골길 77
0507-1316-5859
장어(대) 36,000원 장어(왕특) 49,000원
이윤화 다이어리알 대표/ ‘대한민국을이끄는외식트렌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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