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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화의 맛있는 트렌드 _산 속에서 즐기는 카우보이 바비큐

2023.11.14 | 조회 : 57,441 | 댓글 : 1 | 추천 : 0

 

이윤화의 맛있는 트렌드
산 속에서 즐기는 카우보이 바비큐

 

 

꼬불꼬불 산길을 찾아가는 여정이 평범하지 않았다. 도저히 뭐가 나올 것 같지 않은 산길. 내비게이션 안내를 들으면서도 ‘이게 맞을까?’ 하는 의문이 들기도 했다. 그러나 포기하지 않고 한참을 들어가다 보면 100% 반전의 공간을 마주하게 된다. 입구를 거치니 비로소 펼쳐지는 탁 트인 공간과 경사로를 따라 배치된 산장 같은 건물들이 한눈에 담기며 감탄을 자아낸다.

 

산길을 헤매다 차원 넘어 새로운 세계로 빨려 들어온 듯 마련된 깊은 산속 요새에는 카우보이 복장을 한 스태프들이 마당 여기저기 가로지르며 일을 하고 있다. 그들에게는 업무일 텐데 보는 이에겐 그것 마저 즐거운 외식 공간 속 퍼포먼스로 보인다. 피어나는 설렘과 동시에 평소 흐르던 시간의 속도도 느긋해진 듯 이내 여유로운 여행자의 마음이 된다.

 

식사를 하기도 전에 왜 이곳을 그렇게들 찾아오는지 이해가 되는 풍경 속에서 천천히 이곳저곳 둘러보며 공간을 만끽하다 보면 코 끝에 닿는 스모키 한 향기가 이곳에 온 진짜 목적을 일깨운다.  

 

이곳의 주말 좌석 예약을 하려면 마치 대학교 인기 과목 수강 신청을 하듯 치열한 경쟁을 거쳐야 한다. 좌석 예약에 성공한 이들은 접근성이 그리 좋다고는 할 수 없는 이곳에 오기 위해 수도권을 비롯해 많은 지역에서 기꺼이 운전을 하고 온다.

 

첫 방문객이라면 제천 깊은 산속에 모여든 수많은 외지인들의 바비큐 파티 현장을 마주하곤 ‘여태 나만 빼고 모든 이들이 알고 있었던 공간이었나’하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카우보이 그릴’은 일명 바비큐 테마파크다. 캠핑, 자연, 힐링, 바비큐 등의 키워드로 연결된 다양한 즐길 거리가 마련된 야외 테마파크를 지나 건물로 들어서면 따뜻한 산장 카페 콘셉트의 웨스턴동과 캠핑 콘셉트로 꾸며진 이스턴동으로 나뉜다.

 

캠핑 콘셉트의 공간은 병풍처럼 드리운 산세를 향해 천막을 펼쳐두어 시원한 바람과 향긋한 산 내음을 즐기며 자연을 만끽하기에 그만이다. 한 손에 맥주가 들려 있다면 더없이 완벽한 휴식이 될 터, 이곳에서는 에일, IPA, 필스너 등 다양한 종류의 생맥주 탭을 이용할 때 전용 팔찌로 체크하고 셀프로 이용하면 되어 편리하다.

 

 

모든 이들이 기다리던 메인 메뉴인 바비큐가 나오는 순간은 단연 하이라이트다. 푸짐하게 상 위에 바비큐 한 상이 펼쳐지는데 다양한 부위의 고기들이 육즙을 머금은 먹음직스러운 단면을 자랑하며 특유의 장작 향을 내뿜는다. 차돌양지를 12시간 훈연한 브리스킷, 커다란 소갈비를 훈연한 자이언트비프립, 돼지의 어깨살을 부드럽고 촉촉하게 으깨질 정도로 요리한 플드포크 등 트레이에 한가득 오른 고기들은 각자의 개성을 충분히 발휘하고 있어 먹는 순서나 우열은 무의미하다.

 

거기다 갓 튀긴 감자 스틱과 다양한 소스. 샐러드와 피클 등도 구색에 맞게 나온다. 함께 제공된 모닝빵을 반으로 갈라 양파절임, 양배추 코울슬로, 부드러운 돼지고기 풀드포크를 넣어 샌드위치처럼 먹다 보면 나도 바비큐 좀 즐겨 본 카우보이가 된 듯하다. 

 

 

낮과 밤의 매력이 다른 점도 자연이 어우러진 바비큐 테마파크를 즐기는 묘미로 저녁 시간에 방문한다면 숲이 프레임을 이룬 하늘이 노을빛을 지나 서서히 푸른빛 어둠이 깔리며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색채의 퍼포먼스를 펼치는 그라데이션 아트 쇼를 감상할 수 있다.

 

거기다 타닥타닥 장작불의 소리와 온기, 산 속을 밝히는 불빛 등 오감이 닿는 곳 하나하나가 낭만적인 추억을 선사한다. 

 

 

많은 사람들은 지금의 현상만 보곤 한다. 산속 안에 거대한 바비큐 테마파크가 하루아침에 뚝딱 생겨서 예약자들을 줄 세우는 것처럼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곳의 홍현선 대표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면 지금의 카우보이 그릴이 있기까지의 과정은 긴 인내와 치열한 고민의 흔적으로 가득했다.

 

대개 시골 한적한 입지에서 흔히 선보이는 요리가 백숙인 것처럼 홍대표의 어머니는 현재의 자리에서 백숙집을 해왔고 손맛으로 나름의 소문이 나 있었다. 식당을 운영하는 부모님 옆에서 아들은 본인의 관심사인 바비큐를 연습 삼아 작게 시작하여 소소하게 판매하기 시작했다. 

 

 

뭐든 지치지 않은 열정이 마중물이 되어 큰물을 길어 올리듯 연구에 연구를 거듭했다. 그 열정의 결과물 중 하나가 바비큐를 훈연하는 가장 기본이 되는 기구인 거대한 ‘바비큐핏’으로 오랜 연구를 통해 필요한 쓰임에 맞게 직접 맞춤 제작하여 특허까지 보유하게 됐단다.

 

카우보이 그릴을 이루는 공간 중 가장 중요한 곳 중 하나가 이 바비큐핏이 들어앉은 별채로, 증기 기관차가 연상되는 웅장한 존재감의 바비큐핏은 주말 풀 예약 시 하루 500명이 넘는 고객들이 와도 거뜬히 소화될 정도의 규모를 자랑한다. 10여 년 전 어머니의 백숙집 옆에서 작은 연기를 내뿜던 바비큐 그릴은 학현리에 작은 바비큐 마을을 일구었고 어머니는 아들의 바비큐 사업을 든든히 뒷받침해주고 있다.  

 

카우보이 그릴에서는 인근 맛집 소개도 한다. 제천에 소재하지만 단양도 가까운 위치이기에 멀리서 카우보이 그릴에 왔다가 주변 관광도 하고 다른 식당도 가볼 수 있도록 제천과 단양 추천 맛집을 만들어 카드로 비치해 놓고 있다. 

 

 

가족이 주축이 되고 많은 직원들이 함께 하는 카우보이 그릴은 제천 지역 관광에서 손꼽히는 명소가 됐다. 처음 지역민들은 ‘웬, 미국식 바비큐?’라고 갸우뚱했을 것이다. 또는 관광객들을 상대하는 향토 음식은 지역색과 한국적 요소가 강해야 한다는 고정관념도 가지고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국적인 바비큐를 청풍호 인근 깊은 산골에 만들어 꾸준한 노력으로 오늘날의 명소를 만들었다. 바비큐로 우리 자연과의 조화를 이뤄낸 것이다. 지금도 계속 발전하는 카우보이 그릴의 행보가 기대된다.

 

최근 몇 년간 초유의 팬데믹을 겪으면서 이동의 제한 시기가 무척 길어졌다. 그로 인해 국내여행에 대한 소비자들의 관심도가 높아지는 계시가 됐다. 또한 관광 패턴 자체도 지역성을 경험하고 자연의 풍광을 즐길 수 있는 곳의 선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2023 대한민국을이끄는외식트렌드)

 


카우보이그릴 
충북 제천시 청풍면 학현소야로 415-22
Tel : 0507-1325-3510
존플래터 44,000원 잭플레터 59,000원
인스타그램 @cowboy_grill

 

이윤화 음식평론가 ‘대한민국을이끄는외식트렌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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