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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쟁이 이상황의 오늘 뭐 먹지_영화와 함께 즐기는 중국요리, 연남동 몽중식
2021.10.18 | 조회 : 27,323 | 댓글 : 0 | 추천 : 0
와인쟁이 이상황의 오늘 뭐 먹지
영화와 함께 즐기는 중국요리, 연남동 몽중식

연남동 몽중식은 오픈한 지 2년 정도 밖에 되지 않은 중식당이지만 독특한 운영방식으로 주목 받고 있는 곳입니다. 대부분의 식당이 제공하는 '요리'라고하는 일반적이고 고정된 컨텐츠 외에, 마치 무대에 연극을 올리듯 수시로 바뀌는 플렉시블한 요소를 도입하여 요리 뿐 아니라 공간 자체까지도 연출하고 있습니다. 요리에 계절의 흐름을 담아낸다든지, 자연의 요소를 상징적으로 표현해낸다든지 하는 것들은 종종 눈에 띄기도하지만 이런 접근 방식은 꽤나 독창적이고 신선합니다. 음식이 지닌 의미를 다양한 각도로 비춰주고 있다는 생각도 해봅니다.

전개의 필요성에 따라 고를 수 있는 단품 요리는 없고 정해진 코스 요리만 있는데 12시, 2시에 시작되는 점심 코스는 6가지 요리가, 5시 디너 코스1은 8가지 요리, 7시 30분 디너 코스2는 10가지 요리가 나옵니다.
따라서 예약은 필수입니다. 요리는 정해진 영화에 따라 매번 바뀝니다. 현재 10월 말까지는 주성치의 <소림축구>를 테마로 진행이 되며 , 11월과 12월에는 <첨밀밀>로 바뀔 예정이라네요. 그때그때 요리 뿐 아니라 매칭하는 술, 기물, 인테리어까지 영화의 스토리 라인에 따라 설계되어 흥미롭습니다. 특히 중국요리처럼 식재료와 조리법이 어마어마하게 다양할 경우, 그것들을 어떤 맥락으로 골라 담아내느냐하는 것이 관건일 수 있는데 몽중식의 '영화'는 꽤 훌륭한 도구역할을 하는 것 같습니다.

상영시간 10분 전에 입장이 가능합니다. 실제로 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아니고 코스에 맞춰 해설자의 설명과 함께 스토리 보드를 넘겨가면서 진행이 됩니다. 스토리 전개에 따라 적절한 요리와 그에 어울리는 중국술이 페어링으로 제공됩니다. 물론 술은 마시고 싶지 않으면 선택하지 않아도 됩니다. 테이블은 진행과 서빙의 편의를 위해 U자 형태의 바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이번 <소림축구> 코스는 담백한 '치킨콘지'와 식전주로 시작합니다. 송화강주를 중국녹차로 희석해서 식전주로 딱 좋습니다. 웰컴플레이트는 특별히 제작한 미니어처 축구 골대네요. 영화를 보지 않으신 분들은 확 와 닿지않을 수도 있는데 설명을 들으면 쉽게 연상이 됩니다.
이어지는 코스는 망태버섯이 곁들여진 '샥스핀'입니다. 그리고는 '3종 딤섬'이 나오는데 농향이 진한 길상여의주와 잘 매칭이 됩니다. 가족의 행복을 기리는 요리로 알려져 있는 '전가복'은 주인공 씽씽(주성치)이 헤어졌던 사형제들이 모두 모여 뜻을 모으는 대목에 등장합니다.
이어서 무기력했던 사형제들의 무공이 돌아오는 장면은 '새싹 인삼 빵빵지', 닭다리살을 두드려 부드럽게 편 후 달콤새콤한 땅콩소스에 무쳐 인삼 새싹, 비타민과 함께 서빙이 됩니다. 죽엽청의 향과 아주 잘 어울립니다. 바삭한 고추로 장식한 살짝 매콤 '오징어튀김'은 곁들여 나오는 향긋한 고수와 함께 먹으면 훨씬 풍미가 살아납니다. 마늘, 당면과 함께 나오는 새우튀김 '차오궈타오', 탕수육의 원형으로 알려진 광둥지역의 '구루러우' 뒤에는 식사로 '완탕면'이 나옵니다. 요리들이 그다지 기름지지않아 부담스럽지 않았지만 시원하고 말끔한 국물은 언제나 만족스럽습니다. 마지막 디저트로는 '바나나전병'입니다.
식사를 마친 후 모두가 참여할 수 있는 작은 이벤트도 있고, 노란 유니폼을 입고 벽에 그려놓은 골대 앞에서 기념촬영을 할 수 있는 포토존까지 준비되어 있습니다. 다음 <첨밀밀>은 어떻게 전개될까요? <그 시절 우리가 좋아했던 소녀>는, <센과 치히로의 행방불명>은 또 어떻게? 잔뜩 기대가 됩니다. 아무리 프로그램이 좋아도 음식 맛이 없으면 꽝일텐데, 맛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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