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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거진R

와인쟁이 이상황의 오늘 뭐 먹지_시원한 빙수와 함께 하는 보타닉 가든 애프터눈 티

2021.08.02 | 조회 : 4,186 | 댓글 : 0 | 추천 : 0

 

 

와인쟁이 이상황의 오늘 뭐 먹지

시원한 빙수와 함께 하는 보타닉 가든 애프터눈 티

 

 

본격적인 바캉스 시즌입니다. 예전에는 바캉스하면 산으로 바다로 사람 득실득실한 곳을 찾아 고생길을 사서 하는 게 다반사였지만, 요즘 분위기는 조용하고 럭셔리한 호텔을 찾아 짧게 푹 쉬고 오는 게 유행이기도 합니다.

 

호캉스라고들 하지요. 호캉스는 아닐지라도 36도를 넘나드는 무더위에 주말 오후, 가족들과 느긋하게 즐길만한 코스를 소개합니다.

 

애프터 눈 티 코스! 영국이나 홍콩이 제 맛이긴 하지만, 시절이 이렇다보니 국내에서라도 즐겨보시는 게 어떨런지요. 추천하고 싶은 곳은 강남 한복판에 위치한 파크하얏트 호텔 더라운지입니다. 24층 로비 라운지에 위치하여 마치 루프탑에 올라온 것 같이 개방감이 좋습니다.

 

특히 북측 창가에 앉으면 코엑스와 영동대로 일대를 가로질러 저 멀리 북한산까지 훤하게 뚫린 뷰가 일품이지요. 요즘 부쩍 멋있어진 하늘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맛도 맛이지만 애프터 눈 코스는 분위기가 반입니다.



파크하얏트 호텔의 보타닉 가든 애프터눈 티 세트는 구성이 다채롭습니다. 두 종류의 스콘과 가지롤, 콩고기 샌드위치, 미니타르트, 새싹보리 블리니, 녹차 아몬드 케이크, 마카롱, 다크초콜릿 밀푀유, 피스타치오 케이크, 블루베리 프리앙, 살구 무스, 코코넛 리치 타르트등으로 구성된 삼단 트레이에 차, 커피 그리고 여름철 인기 메뉴인 빙수가 따라 나옵니다.

 

스파클링 와인 한 잔이 기본 제공되는 것도 맘에 듭니다. 주문하면 이 모든 것이 한꺼번에 준비되므로 더 맛있게 즐기려면 먹는 순서에 교통정리가 필요합니다. 나름 마리아주 Marriage가 필요한 거지요.

 

불어로 결혼이라는 뜻인데 우리 말로는 '궁합'이라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먼저 따뜻하게 제공되는 커피나 차를 제일 아래 트레이의 스콘, 그리고 중간 트레이의 샌드위치, 타르트등과 함께 마셔줍니다. 그리고 나서 맨 위 트레이의 디저트류, 그리고 아래 트레이의 과일을 이태리의 대표적인 스파클링 와인인 프로세코 Prosecco와 함께 맛을 봅니다. 상큼하고 후레시한 맛이 달콤한 맛을 받쳐줘서 한층 맛을 업 시켜줍니다. 그리고 마지막 빙수로 입가심을 해줍니다.

 

차가운 빙수를 먼저 먹게 되면 혀 위의 미각세포들이 긴장을 해서 다른 맛을 느끼기 힘들게 됩니다. 빙수는 꼭 마지막에 따로 가져다 달라고 부탁하시는 것이 좋습니다. 차, 스파클링 와인, 빙수, 이런 순서로요.



빙수는 수박화채와 더불어 무더위를 식혀줄 대표적인 여름 주전부리입니다. 

 

 

큼지막한 얼음덩이를 썩썩 갈아내어 단팥을 얹고 미숫가루와 연유를 올린 후 색색 달콤한 시럽으로 장식합니다. 몇 숟가락 먹다보면 입 안에 얼얼하고 눈 안이 찡하게 시리고 차서 통증까지 느껴지곤 합니다.

 

그리곤 단 맛이 그 통증을 보상해주지요. 이렇게 자극적이고 불량기 다분한 거리의 주전부리에서 요즘은 애플망고를 두르고 괄목상대할만한 신분세탁을 합니다. 신데렐라라고나 할까요. 특급 호텔마다 앞다퉈 내놓는 스페셜 빙수 메뉴는 웬만한 세트 메뉴에 버금갈 정도로 비쌉니다.

 

파크하얏트호텔의 애프터눈 티에 제공되는 보타닉 망고 빙수는 새싹보리를 넣어 얼린 얼음에 요거트 아이스크림을 넣고 제주산 망고를 얹었습니다. 빙수지만 단 맛도 찬 맛도 그다지 강하지 않아 자극적이지 않아서 좋습니다. 쌉쌀하면서도 구수한 맛이 올라와 옛 빙수의 미숫가루 느낌도 살짝 나네요.



옛 빙수에 대한 편견 때문인지 따로 비싼 돈을 주고 사 먹기에는 쉽지 않지만 이렇게 애프터 눈 티에 함께 제공되는 것이라면 한번쯤 호사를 부려봐도 좋을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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