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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쟁이 이상황의 오늘 뭐 먹지_진장처럼 깊고 진한 맛을 보여주는 석쇠불고기, 콩두 점점
2021.07.05 | 조회 : 3,199 | 댓글 : 0 | 추천 : 0
와인쟁이 이상황의 오늘 뭐 먹지
진장처럼 깊고 진한 맛을 보여주는 석쇠불고기, 콩두 점점

스위스 다보스 포럼, 청와대 국빈만찬등 세계 정상들의 만찬등을 기획해 온 한식레스토랑 콩두가 콩두 점점을 오픈하였습니다. 콩두는 새천년이 시작되는 2002년 삼청동에서 시작하였습니다. 한윤주 대표는 '콩'으로 대변되는 우리 문화유산이자 발효 과학인 '장'을 현대적으로 해석하고 이를 바탕으로 세계인이 즐겨먹는 한식으로 발전시켜나간다는 뚜렷한 비전을 가지고 있었고 20년이 지난 지금도 흔들림이 없어보입니다.
콩두는 그간 삼청동을 떠나 경희궁 터 서울역사박물관 내에서, 그리고 인수대비의 집무실 터인 덕수궁 정덕원에서 그 뜻을 펼쳐왔고, 지금은 노후화된 건물을 재건축 중입니다. '한식을 점점 더 새롭게'를 모토로 삼고 있는 콩두 점점은 이제 다시 삼청동에 자리잡고 있습니다. 콩두의 재건축을 기회로 마치 초심으로 돌아가 숨고르기를 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지금까지 해왔던 많은 작업들을 가다듬고, 이를 바탕으로 새로운 시도의 싹을 틔우는 숨고르기.
콩두 점점은 복합문화공간입니다.

내년에 새롭게 선 보이게 될 덕수궁 콩두 본점의 작은 버전 정도가 될 듯 합니다. 방앗간과 곳간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하여 1층은 한식의 바탕이 되는 기본적인 식재료인 참기름, 들기름을 직접 짜는 방앗간과 우리나라 최고의 전통식품 명인들이 만든 장과 식초, 천일염등 식재료, 콩두가 한식에 맞춰 디자인한 소품들과 그릇, 주방용품들을 전시판매하는 샵입니다. 지하는 연구개발을 위한 공간입니다. 그리고 2층은 콩두의 맥을 잇는 그릴 레스토랑으로 그동안 연구개발해 온 장 소스를 이용한 석쇠구이를 선보입니다. 낮은 문턱의 캐주얼한 분위기로 코로나 시대에 걸맞게 테이크 아웃 서비스도 하고 배달도시락도 판매합니다.
메뉴는 한가지로 석쇠불고기입니다. 우삼겹, 삼겹살, 제육, 오징어, 그리고 채식을 하시는 분들을 위한 콩고기, 이렇게 다섯 종류에서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콩두가 그동안 힘 기울여온 진장을 사용하여 만든 소스에 잘 재워서 석쇠에 구워냅니다. 참숯의 불맛이 살아있는 감칠 맛 제대로 나는 고기를 쌈채소로 쌈을 싸먹습니다.
풍성한 파채 위에 올려진 고기는 맛도 맛이지만 양도 200그램으로 푸짐해서 아쉬울 틈이 없습니다. 여기에 흑미밥, 백미밥, 그리고 샐러드 중 하나를 골라먹으면 됩니다. 탄수화물 섭취에 신경쓰이는 분은 샐러드를 드시면 되겠습니다.
한 상에 차려 올라오는기본 반찬 하나하나에도 눈에 드러나지 않는 내공이 숨어 있습니다. 아식이는 김치는 한우양지를 사용해 맛을 낸 평안도식 김치이고, 쌈장은 기벌포 노랑조기로 담은 어쌈장, 장아찌는 2006년산 천일염으로 담은 무와 하늘초를 이용해 담근 것으로 자극적이지 않은 바다향이 은근하게 올라옵니다. 좋은 음식에 곁들일 술이 빠질 수 없지요. 6년근 홍삼과 소백산 서리태로 담은 막걸리는 마치 미숫가루처럼 은은하게 고소하며 엿기름이 연상되는 단맛은 자연스럽고 절제되어 있어 음식들과 두루 잘 어울립니다. 함께 드시면 좋겠습니다.
20년 전 '모던코리안 퀴진'이라는 타이틀로 시작하여 한결같이 우리 음식의 바탕인 '장'에 천착해서 세계로 나선 콩두. 한식이 전통을 바탕으로 어디까지 발전해가고 변화할 수 있을까, K-Food의 프로듀서를 자처하는 콩두에 기대를 걸어봅니다. 콩두 점점, 고풍스런 삼청동 길 나들이에 들려볼만한 한식문화공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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