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바로가기 본문바로가기


매거진R

임선영 작가의 오늘 뭐 먹지_별빛 내려 탄산이 된 가슴 시원 콤부차

2021.04.19 | 조회 : 2,297 | 댓글 : 0 | 추천 : 0

 

 

임선영 작가의 오늘 뭐 먹지

별빛 내려 탄산이 된 가슴 시원 콤부차

 

 

천문대로 달리는 차에서 라디오를 틀었다. “별이 빛나는 밤에” 이 방송이 나올 것만 같았다. 밤 별을 잃어 버린 서울의 생활에서 그저 푸른 하늘만 바라 보아도 가슴이 시원했다.

강원도 양구, 하늘과 맞닿은 곳에 국토중앙천문대가 있다. 여기서 별밤지기 같은 두 사람이 카페를 열고 손님을 맞이한다. 사과를 상징하는 레드빛의 아름다운 카페, 까미노사이더리. 이 곳에서는 콤부차, 워터캐피어, 애플비네거드링크, 그리고 사과케이크를 맛볼 수 있다. 

 


여고 동창생의 인연으로 50대에 다시 만나 한길을 걸으면서 콤부차를 발효하고 사과 케이크를 굽는 두 사람.

그들은 치열한 도시 생활을 보내고 영국과 프랑스로 함께 삶의 공부를 떠나면서 콤부차를 배우기 시작했다. 귀촌을 하려고 마음먹고 내려온 양구. 새롭게 다시 농사를 짓는 것 보다 주변 농장의 산물들을 잘 활용하여 가공하는 방법을 택했다.

 

특히 지구 온난화로 양구 지역이 사과 특산지로 발돋움하게 된 것도 기막힌 우연이었다. 농장에서 아삭하고 당도와 산미가 훌륭한 사과를 단지 흠집이 났다 하여 버려지는 현실이 매우 안타까웠다. 제로 웨이스트의 삶을 실천하고자 하는 두 사람은 그 사과를 받아다가 발효를 시키기로 했다. 거듭되는 연구를 거쳐 애플 콤부차, 애플 워터캐피어, 애플비네거, 애플케이크 등을 탄생시켰다. 


특히 콤부차(Kombucha)는 현재 ‘발효’라는 트렌디한 키워드 안에서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세계적인 유행이 된 건강 음료이다. 녹차나 홍차 베이스에 스코비(SCOBY- Symbiotic Colony of Bacteria and Yeast) 라는 유익균과 당을 첨가해 발효시킨다. 박테리아와 효모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사람의 몸에 유익한 발효 산물이 고스란히 차에 녹아 든다.

 

콤부차는 환경이 깨끗한 곳에서만 제대로 발효시킬 수 있다. 오염된 공기와 물에서는 복합적인 균들의 균형이 깨지면서 부패균이 활개를 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시중에 나와있는 콤부차는 부지기수이나 발효가 제대로 된 콤부차를 찾기 어렵다. 대부분 인공 탄산을 주입하고 당을 첨가하여 과일 엑기스로 흉내만 낸 인조 콤부차들이 득세하기 때문이다. 

 

 

 
양구 카미노사이더리 카페에서 드디어 제대로 발효된 콤부차를 한 모금 마셨다. 알싸하면서 가슴을 뚫는 천연 탄산이 어둔 밤 별빛처럼 쏟아져 내리는 것이 아닌가. 꾸준히 마시면 면역시스템을 강화하고 항암 효과가 있으며 소화를 돕고 몸의 독소를 제거하는데 이 또한 천연 발효를 시킨 콤부차에서만 기대할 수 있는 이로움이다. 양구 사과 콤부차와 함께 달콤한 디저트도 매력적이다.

 

애플사이더 증류주 깔바도스가 들어간 “파부르통 (Far Breton)”은 프랑스 브루타뉴 지역에서 만들어 먹는 디저트의 일종으로 부드러운 계란향이 일품이고 쫀득하게 씹히는 식감이 좋다. 영국 서머셋 스타일 애플케이크는 양구의 친환경 사과를 듬뿍 넣어 굽는데 삼키고 나면 목으로부터 퍼져오는 사과향에 행복감이 몰려온다.

 


천문대의 별빛을 포장해 올 수 없으니 사과 콤부차를 한아름 포장하고 돌아왔다. 다행히 택배로도 받을 수 있다. 청량하고 유연하며 희망이 깃든 삶. 별은 그저 별일 뿐이야 남들은 말했지만 이 정체된 시기를 어슴새벽 이라 여기고 당당하게 빛으로 걸어 들어가는 두 별밤지기의 삶이 아름다웠다. 

 

 
임선영 음식작가· ‘셰프의 맛집’ 저자 nalgea@gmail.com

 

 

 

한줄 답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