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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쟁이 이상황의 오늘 뭐 먹지_색다른 만두의 맛, 선주후면 어만두!
2020.04.20 | 조회 : 2,611 | 댓글 : 0 | 추천 : 0
와인쟁이 이상황의 오늘 뭐 먹지
색다른 만두의 맛, 선주후면 어만두!

여의도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금융의 중심부이지만 먹거리라는 측면에서는 딱 '섬'의 이미지 그대로인 듯 싶습니다. 30여 년 전 이 지역에서 직장 생활할 때와 비교해 봐도 크게 달라진 점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변화가 적은 곳이지요.
음식의 종류도 그렇거니 그 질과 완성도에 있어서도 외부에 투사되는 이미지와는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줍니다. 식사 시간에 맞춰 직장인들이 무리지어 몰려드는 지역적 특성이 지배하는 현상이라고 봐야 할 것 같습니다.
이 황량한 지역에서 항상 믿고 찾아가는 맛집이 <선주후면 어만두>입니다. 이 집은 2014년 오픈해서 지금까지 운영해오고 있는 개성/개풍식 만두전문점입니다.
그동안 한번 자리를 옮기기는 했으나 여전히 여의도역 부근으로 교통이 편해서 좋습니다.
요즘엔 점차 인근 회사원들의 입맛에 맞춰 냉면과 온반 등으로 메뉴가 확장되었습니다. 그래도 초기의 맛이 변하지 않아 갈 때마다 반가운 마음이 드는 곳이지요.
<선주후면 어만두> 음식의 특징은 간이 세지 않아 슴슴하고 깔끔합니다. 좀처럼 질리지 않고 차분한 느낌을 주는 맛으로, 그 포인트는 음식에 들어간 고기의 종류와 양입니다.
우선 개풍만두에 사용하는 돼지고기는 기름기 없는 안심만을 소량 사용합니다. 고기가 많이 들어가지 않으니 후추와 같은 자극적인 향신료도 절제할 수 있는 여지가 생기는 거지요. 여기에 숙주, 부추, 배추, 대파, 두부, 약간의 생강과 마늘을 섞습니다.
이 절묘한 밸런스가 만두 맛의 비밀인데, 또 하나를 추가하자면 재료를 다루는 방식입니다. 힘이 들고 시간이 많이 걸려도 믹서등 기계를 사용하지 않고 손으로 일일이 다져서 준비합니다. 이 뭉그러지지 않은 재료들의 식감은 특히 어만두와 편수에서 두드러지게 돋보입니다.
이 집의 이름이 되어버린 어만두는 당황스럽게도 메뉴에 없습니다. 손이 많이 가는 귀한 음식이라 꼭 하루 전에 특별히 예약을 하셔야만 드실 수 있습니다.
만두피로 무려 민어를 사용합니다. 얇게 포를 떠서 목이버섯, 석이버섯, 애호박, 홍고추, 청고추, 그리고 소고기 업진살을 약간 넣고 살짝 양념을 하여 말아줍니다.
차갑게 육수와 함께 서빙되는 사각의 편수는 여러 음식 사이에 분위기를 바꿔주는 데 딱 어울리는 국면전환용 소르베 같은 역할을 해줍니다.
예를 들면 민어전이나 어만두를 먹고나서 시원한 편수로 입을 가신 후 따끈한 어복쟁반이나 만두전골, 평양온반으로 마무리하는거지요. 어복쟁반을 뒤덮는 고기의 양은 반전의 매력을 제대로 느끼게 해줍니다!
민어전, 문어숙회 등 메뉴에 없는 음식들도 미리 예약하시면 드실 수 있는 것들이 꽤 있습니다.
와인을 좋아하시는 단골들은 아예 코스로 미리 부탁해서 와인과 함께 즐기기도 합니다.
주인이 와인에 내공이 깊으신지라 한식집임에도 불구하고 200여종의 다양한 와인들이 갖춰져 있는 게 또다른 장점입니다.
차지없이 와인 반입도 가능하긴 하지만, <선주후면 어만두>의 정갈한 음식에 잘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 받아서 즐기시길 권해드립니다.
선주후면

서울시 영등포구 국제금융로2길 37 에스트레뉴 빌딩 지하1층
02-782-1820
어복쟁반 55,000원, 어만두 70,000원, 평양온반 16,000원, 평양물냉면 12,000원,
개풍만두전골 16,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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