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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들러야 할, EAT 플레이스_수육 맛집
2019.09.02 | 조회 : 2,605 | 댓글 : 0 | 추천 : 0
지금 당장 들러야 할, EAT 플레이스
수육 맛집

소고기는 정말로 버릴 것이 없다.
살코기부터 껍데기, 뼈, 내장, 꼬리, 선지 등 아낌없이 내어준다. 소의 부속물은 모든 음식 재료 중에서 예나 지금이나 가장 귀한 대접을 받는다.
특히나 우리는 세계 어떤 나라보다도 소고기를 가장 세밀한 부위까지 나누어 먹는 민족인 만큼 소의 부속물을 이용한 식문화는 예부터 계층에 관계없이 골고루 발달해왔다.
그중 소머리를 푹 고아 끓여낸 진국에 밥을 말아 먹는 든든함과 부들부들 삶아낸 수육과 곁들이는 김치의 조합은 무슨 설명이 필요할까.
오랜 손맛과 끈기의 결과물인 소머리탕과 수육의 진수를 선보이는 맛집을 함께 방문해보자.
와와소머리탕

시간이 머물러 있는 삼각지 역 대구탕 골목길을 걷다 보면 1980년대 초부터 30여 년의 세월을 이긴 `와와소머리탕’의 간판을 마주하게 된다.
이 골목은 과거 육군 본부가 인근에 자리하던 시절 군인들이 들러 든든하게 끼니와 영양을 채우고 하루의 시름을 달래줄 한 잔 술과 안줏거리를 즐기거나 이튿날 해장을 도맡았던 오랜 노포들이 자리를 지키고 있는 곳이다.
와와소머리탕도 그 시절부터 쭉 같은 자리에서 소머리를 정성껏 고아 내며 군인들과 그들의 가족들을 맞이해왔다.
육군 본부가 이동한 이후 이곳은 인근 주거민들과 직장인들의 놀이터가 되었지만 여전히 그 시절 향수를 잊지 못해 지금도 찾아오는 손님들도 상당하다.
함께 즐겼던 벗과 그리운 부모님까지 그때부터 지금까지 누구에게나 공평한 한 그릇의 소머리탕과 수육 한 접시는 많은 위로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이 곳의 방도현 대표의 소머리탕과 수육은 어머님 대부터 이어온 손맛을 자랑한다. 방대표 역시 이제는 백발의 노인이 되었으니 그 아련한 세월 동안 연마되어 자연스럽게 스며든 맛의 비법은 많은 노포(老鋪)들이 그러하듯 기술적으로는 설명이 어렵다. 그저 불, 땀, 시간을 들여 늘 하던 대로 할 뿐이라고 말한다.

이곳의 대표 메뉴인 `한우 사골 소머리곰탕’은 진하게 끓여낸 구수한 한우 사골의 진짜배기 옛 맛을 낸다.
국물을 내는 데만 하루가 꼬박 걸린다.
뽀얗게 우러난 사골의 깊은 맛만을 남긴 깔끔한 형태가 되기까지 기름기 걷어내기를 수차례 반복해야 한다.
단순히 오래 끓인 시간의 가치 외에도 끓여내는 과정에서 얼마나 열심히 기름기를 걷어냈느냐의 정성이 더해지기에 곰탕은 더더욱 내 가까운 이들을 위한 귀한 음식처럼 여겨진다.
이곳의 소머리탕곰탕은 `보통’과 `특’으로 나뉘는데 소머릿고기의 특수부위를 제대로 맛보고 싶다면 단연 `특’을 선택하는 것을 추천한다.
껍데기 살부터 뽈살, 콧살, 그리고 귀한 부위인 우설까지 고급 소머리 수육 접시를 채울 법한 특수 부위가 곰탕 그릇 속에 황송하리만치 듬뿍 담겨 나온다.
먼저 겨자 간장 소스에 사골 육수가 적셔진 수육을 살짝 찍어 맛보고 탕의 진국을 연거푸 떠먹고 나면 그 이후는 오로지 먹는 이의 몫이다.
뽀얀 국물 본연의 맛을 끝까지 놓지 않아도 좋고 다대기의 매콤함, 깍두기 국물의 새콤함이 살짝 장르를 바꾸어도 즐겁다.
마니아들 사이에서는 늘 논쟁거리지만 수 십 년 세월 동안 탕과 함께한 고수는 그저 본인이 먹고 싶은 대로 먹는 게 정답이라고 하니 누가 그 말을 부정할 수 있으랴.
오랜 단골들의 술벗인 `소머리 수육’은 살코기부터 껍데기, 우설까지 머릿고기의 전체 부위를 실컷 맛볼 수 있는 메뉴로 전골처럼 자작하게 끓여 먹도록 제공된다.
열 보존성이 높은 돌 냄비에 그득 올려진 살코기에 각종 채소와 목이버섯이 함께 올려져 식사 내내 따끈하게 먹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소고기의 진한 육수가 배어든 채소에 쫄깃하고 부드럽게 익은 고기를 싸 먹으면 더욱 풍성한 맛을 경험할 수 있다.

“와!”라는 감탄사를 터뜨릴 만한 소머리탕이라는 뜻으로 `와 소머리탕’이라 지었던 상호가 간판 업체의 실수로 `와와 소머리탕’이 되었다는 이곳의 숨은 에피소드에는 요즘 세상에서는 찾아보기 어려운 정겨운 사람 냄새와 사장님의 넉넉한 마음이 묻어난다.
와와 소머리탕의 깊은 국물 맛을 채운 가장 중요한 마지막 재료는 바로 이 따스함인 듯하다.
위치 삼각지역 13번출구 50m 직진 후 우측 골목
메뉴 한우사골소머리곰탕(특) 1만원, 소머리수육(보통) 3만 5000원
영업시간 (매일)10:50-22:00 (일요일 휴무)
전화 02-798-8288
나주관

강동구 성내동에 자리한 나주관은 일주일간 숙성시킨 암소 고기만 사용하여 수육과 곰탕을 선보이는 곳이다.
나주의 곰탕 명가 `하얀집’의 비법을 접목하여 깔끔한 맛의 맑은 나주식 곰탕과 머릿고기 같은 특수 부위를 맛볼 수 있는 수육 곰탕, 수육을 즐길 수 있다.
또한 몸에 좋은 청각을 사용하여 김치를 담그는데 독특한 향과 쫄깃한 식감으로 곁들이는 묵은지의 시원한 맛이 곰탕과 수육의 가치를 배가시킨다.
서울 강동구 성내동 444-2 EnT빌딩 1층
수육곰탕 1만 4000원, 수육 4만 5000원
(매일)10:00-21:30 (일 휴무)
02-6677-7766
하동관

62년간 같은 곳에서 받아쓰는 한우 암소만을 사용해 탕과 수육을 내놓는 두말이 필요 없을 정도의 명성을 지닌 곳.
메뉴는 곰탕과 수육뿐이다. 당일 준비해 대여섯 시간 동안 끓인 곰탕은 다른 집보다 국물이 맑으면서도 진하다.
특유의 육향을 느낄 수 있는 뒷맛과 구수한 풍미를 더하는 기름진 부위가 함께 사용되어 그 맛을 아는 마니아들이 오랫동안 즐겨 찾는다.
고기와 내포의 양은 취향에 따라 주문이 가능하며 밥의 양, 국물의 기름기, 달걀 추가 등 단골들 사이의 숨은 옵션이 존재한다.
서울 중구 명동1가 10-4
곰탕(일반) 1만 3000원, 수육 50,000원
(매일) 07:00-16:00
02-776-5656
대한옥

영등포역 인근 산업용 공구상가가 즐비한 골목 안에 위치한 세월이 느껴지는 허름한 외관의 설렁탕, 꼬리 수육 전문점.
방송, SNS 상으로 유명세를 치르며 일부러 이곳을 찾아오는 맛객들로 인해 문전성시를 이룬다.
야들야들하게 삶아낸 소꼬리 수육 위에 푸짐하게 올라간 부추, 새콤달콤한 간장 소스의 조합으로 비주얼과 맛을 모두 충족시킨다.
소꼬리 수육 아래 자작하게 깔린 소스에 소면 사리를 추가해 비벼 먹는 것 또한 이곳의 별미다.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로 51길 6
꼬리수육(소) 3만 6000원, 설렁탕 7000원
(매일) 11:00-21:00 (일 휴무)
02-2633-5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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