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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객 이윤화의 오늘 뭐 먹지_입맛 도는 솥밥집

2019.05.12 | 조회 : 2,315 | 댓글 : 0 | 추천 : 0

 

 

식객 이윤화의 오늘 뭐 먹지

입맛 도는 솥밥집

 

 

도시에 사는 싱글 샐러리맨과 외식 횟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었다. 하루에 두 끼 안팎을 외식으로 해결하는 직장인은 한 달에 40-50번 이상의 끼니를 집 밖에서 먹게 된다. 이때 압도적으로 많은 외식 메뉴는 한식 단품이었다.

된장찌개, 비빔밥, 백반 등 한국인이라면 뻔히 아는 메뉴가 유독 많다. 밥은 선택의 여지없이 공깃밥! 많은 사람들이 밥공기 안의 밥을 유심히 들여다본 적은 별로 없어 보인다.

스테인리스 공기에 담긴 밥은 온장고에서 대기하다가 찌개나 탕의 파트너로 가게 된다. 식당에서 우리에게 주어진 선택지는 탕이나 전골 같은 메인 요리들에 국한되어 밥에 대한 선택의 권리는 다소 등한시되어왔다.

하지만 도심의 젊은 샐러리맨이 점점 나이를 먹고 외식의 권태기에 들어서면서 더 맛있는 상차림의 정체는 반찬이나 독특한 국물이 아니라 밥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시중에서 쌀을 사려고 보니 가격차이가 제법 난다. 금 엑기스를 물에 타서 못자리에 뿌려 만든 럭셔리 금 쌀부터 월등히 저렴한 가격의 쌀까지 다양하다.

너무 저렴한 쌀은 비축미나 수입산과의 혼합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학창시절 가정 시간에 배운 좋은 쌀의 선별 기준을 떠올려 보면 낱알이 통통하고 반질반질한 광택이 나며 부서진 낱알이 없어야 된다고 했는데, 요즘같이 농법이 발달된 시대에는 웬만한 쌀이 최소한 육안으로는 다 좋아 보이는 상품(上品)과 다름없어 보인다.

 

 

쌀에 대한 궁금증을 품고 유기농법 재배로 잘 알려진 보성의 우리원을 방문한 적이 있었다. 35년 이상 유기 농사를 짓는 노하우가 무언가 봤더니, 산나물, 유기농 채소, 열매 등 90여 가지 이상의 재료를 넣어 발효시킨 백초액(百草液)을 농약 대신 벼에 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마치 정성껏 손수 만든 장으로 맛을 낸 엄마의 밥상을 벼에게 차려주는 듯했다. 벼를 생명체로 인식했다는 선대(故 강대인)의 이야기까지 보태니 고개가 끄덕여지면서도, 과연 이로써 수익을 잘 내고 있을까 우려가 앞섰다.

하지만 맛있는 밥심의 가치를 중요시 여기는 소비자들이 생각보다 많아 일반 쌀보다 유기농 쌀의 가격이 두 배 이상 임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소비하는 구매 고객 라인이 탄탄하게 형성되어 있었다.

 

 

가정에서야 유기농이든 금 쌀이든 형편껏 안심 쌀을 사용한다지만 일상의 끼니 대부분을 밖에서 먹어야 하는 현대인에게는 좋은 쌀밥집 자체를 찾는 것이 쉽지 않은 일이다.

특색 있는 반찬 구성을 떠나서 밥을 먼저 생각하는 식당이 더 많아지길 바라본다. 어찌 보면 한국 쌀밥의 미래는 가정주부의 지킴보다 식당 주인의 소신에 더 크게 달려있을지도 모르겠다.

 

 


아미여울은 7명의 여성농업인이 건강한 밥상을 추구하고 공동 운영하고 있는 농가맛집이다. 당진해나루쌀로 지은 솥밥 위에는 늦가을 소금과 고추씨로 담근 꺼먹지가 올라가 있다.

 

 

미학(米学)상차림은 한자 그대로 쌀에 집착하고 있다. 연천의 백학쌀을 그날그날 도정하여 흰쌀 솥밥을 낸다. 밥 하나에 들이는 정성은 말할 것도 없고 생선구이, 젓갈 등 반찬도 정갈하다.  

 

 

수라선은 잘 지은 무쇠솥밥 위에 전복장 또는 꽃게장이 올라가 호사스러운 맛난 밥으로 한 끼를 완성할 수 있다.


이윤화 레스토랑가이드 다이어리알(diaryr.com) 대표

 

 

아미여울

충남 당진시 순성면 남부로 848.

041-352-3800.

아미여울 한상 15,000, 꺼먹지비빔밥 8,000


 

 

미학상차림

서울 종로구 사직로8길 34 경희궁의아침 3단지 1층.

02-6084-1800.

생선상차림 15,000원 젓

갈상차림 16,000원

 

 

 


수라선 강남구청역점.

서울 강남구 학동로 343.

02-6004-3949

전복장반상, 꽃게장반상 각 점심 14,500원, 저녁15,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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