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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윤화의화식서식_당신이 알던 섬이 아니랜마씀, 제주도
2017.05.01 | 조회 : 2,998 | 댓글 : 0 | 추천 : 0
Road 6. 당신이 알던 섬이 아니랜마씀, 제주도
제주 공항에 내렸다.
야자수의 풍경과 높은 하늘, 따뜻한 바람. 여느 휴양지와 다름없는 광경이다.
대한민국 제1번지 관광 섬에 도착하니 갈 곳이 참 많다.
귀하다는 다금바리 회부터 푸짐한 제주 오겹살 구이와 통통한 갈치조림, 전복죽 등 먹어야 될 리스트도 셀 수 없다.
그런데 관광객의 입맛을 사로잡았던 여러 음식들은 과연 언제부터 인기를 끌어 왔을까? 그렇다면 제주도 토박이들은 원래 어떤 음식을 먹어왔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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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지에서 생경해하는 말고기는 제주도의 몽고 지배시대로, 마른 국수의 시작은 일제강점기 때로 어원을 거슬러간다.
제주 음식은 육지와의 소통보다 이웃섬나라 일본과의 왕래에서 비롯된 흔적도 많이 보인다.
육지 사람들은 부담스러워하는 진한 돼지고기 육수로 끓인 ‘몸국’ 등이 대표적인 예라고 하겠다.
지금까지 들어왔던 제주도의 호사스런 음식이 아닌 제주 원주민이 먹어왔던 음식의 흔적을 찾아봤다.
바닷일과 밭일을 겸하던 바쁜 제주 아낙네의 옛날 조리방법은 무척 단순했다.
옛날에는 밥상 한가운데 큰 양푼에 놓인 잡곡밥이 있어 온 가족이 함께 먹었고 이때, 간단하게 끓인 국은 밥을 떠먹는데 목이 메이지 않게 하는 보조역할을 하였다.
당연히 쌀이 귀하였기에 잡곡밥을 주로 먹었다.
그리고 날된장을 많이 사용하고 따뜻한 기후 덕에 집안의 우영밭(텃밭)에서 키운 채소를 사시사철 사용하여 음식을 만들었고 신선한 채소와 바다산물이 늘 있었기에 저장음식이 상대적으로 적을 수밖에 없었다.
향토음식을 테마로 떠나는 제주 여행은 어떨까?
옛 음식 그대로는 아닐지라도 최소한 선조들이 먹던 방식을 떠올리거나 제주 식재료의 건강성을 생각하며 먹을 수 있는 음식을 소개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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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여인의 겨울여유 “콩국”
‘콩국먹자!’라고 말하면 콩 갈은 시원한 두유에 들어있는 소면국수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제주에서는 우리의 상상을 깬다.
제주의 콩국은 날콩가루를 가지고 끓인 뜨거운 채소국이다.
단순한 요리일수록 꼭 지켜야 될 원칙이 있는데, 제주의 콩국 또한 마찬가지다.
멸치육수에 무와 배추를 넣고 끓이다가 콩가루반죽을 조심스레 넣고 그 뒤부터는 낮은 불로 끓이며 절대 저으면 안된다. 바쁜 제주도 여성들이 그래도 좀 여유있는 농한기인 겨울에 은근한 불로 오래 끓여먹는 콩국을 만들었다.
특히 ‘수다뜰’은 농가맛집으로 콩눈이 작고 맛있는 청태(푸른콩)를 농사지어 그것으로 콩국을 끓이고 마지막 마무리는 간수 뺀 굵은 천일염으로만 하여 원재료 맛을 잘 살려냈다.
깔끔하다. 콩국을 통해 옛날 제주도 서민들의 단백질 급원 스프를 엿보는 기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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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뉴 : 콩국정식(2인) 16,000원
- 주소 : 제주 제주시 봉개동 389
- 전화 : 064-4128-2722
3대를 이어온 국수사랑 “고기국수”
한국전쟁이후 원조받은 밀가루로 전국적으로 칼국수와 수제비로 배고픈 서민들의 배를 채우게 되었다.
‘밥보다 싼 국수’의 개념은 그리 역사가 길지 않은 근래의 현상이다. 물론 그 전에도 한반도에 밀가루 음식은 있었지만 밀농사가 귀할 때의 밀가루는 상류층의 전유물이었다.
그런데 제주의 밀국수는 일제강점기 때 건면의 도입으로 시작되었으니 역사가 육지보다 길다.
애월읍에서 1950년에 처음 고기국수를 시작하여 현재의 인기 음식으로까지 만들어낸 이곳은 원조답게 고기국수를 대하는 자세가 달랐다.
국수에 얹어 나오는 돼지고기는 이미 삶아진 수육형태가 아니고 생돼지고기를 그때그때 뜨거운 육수에 넣어 삶으니 여느 국수집 고기고명보다 한결 부드러울 수밖에 없다.
순대국이나 돼지국밥처럼 돼지고기로 육수낸 것을 삶은 건면(소면보다 굵은 중면)위에 붓고 삶은 돼지고기를 얹어 내는 고기국수.
어느덧 제주도를 대표하는 국수가 되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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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뉴 : 고기국수 6,000원
- 주소 : 제주 제주시 연동 310-45
- 전화 : 064-748-7558
건강감별사 똥돼지와 제주 ‘몸’의 만남 “몸국”
옛날이야 당연히 고깃국물은 큰 잔치나 되어야 맛볼 수 있었다.
제주도에서 귀하게 잡는 동물은 돼지였다. 인분을 먹여 키우던 제주 똥돼지를 경험한 어른들은 돼지가 꽤 깨끗하고 입맛 또한 예민하다고 말한다.
돼지가 병이 있는 사람의 인분은 먹지 않을 정도로 까다롭단다.
잘 키워진 똥돼지를 잡은 뒤 삶아 돔배고기(수육)로 먹고 나머지 부산물은 많은 사람들과 함께 먹기 위해 국물로 끓인다.
거기에 제주에서 흔한 해초인 ‘몸(모자반)’이 들어가고 메밀가루를 풀어 걸쭉한 국물로 만든다.
지역마다 혼례나 상례에 빠지지 않은 음식이 있는데 제주도의 의례행사에 꼭 들어가는 것이 바로 이 ‘몸국’이다.
식당에선 몸국을 육지 사람들보다 일본관광객이 더 잘 먹는다고 말하곤 한다.
육지 사람들은 소고기 국물에 익숙하기에 남쪽의 진한 돼지육수를 부담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리고 1928년부터 오사카와 제주도의 여객선이 운항되었다고 하니 제주도의 음식문화는 육지보다 일본과 서로 영향을 주고받아 서로 진한 돼지육수를 육지인보다 더 잘 공감할 수도 있을 것이다.
해초가 들어간 진한 돼지육수인 몸국은 제주에서 맛볼 필수 스프로 권하는 바이다. ‘몸’은 모자반의 제주도 방언이다. 가시식당 몸국은 유독 진하고 고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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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뉴 : 몸국(몰망국) 6000원, 두루치기 6000원
- 주소 : 제주 서귀포시 표선면 가시리 1898
- 전화 : 064-787-1035
제주선조의 보관 지혜 "쉰다리"
‘엿기름으로 당화시킨 우리나라 전통음료는?’라고 물었을때 음식에 대한 작은 관심이라도 있는 사람이라면 바로 식혜(또는 감주)로 답할 것이다.
국민의 음료다. 그런데 제주도에서 식혜와 비슷하지만 식혜와 다른 음료가 있다. 가정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료인데 이름이 ‘쉰다리’이다.
쌀밥, 보리밥 심지어는 멥쌀 떡이나 약간 쉬어가는 밥에 누룩과 물을 넣어 발효시켜 만든다.
여름에는 이틀이면 발효되고 선선해지면 6일정도까지 걸린다.
마치 알콜도수 낮은 막걸리를 마시는 듯한 기분이다.
약간 시큼한 맛도 난다. 쉰다리는 밭에서 일하다 지친 심신에 갈증과 요기를 해결해주던 지혜의 먹거리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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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할머니의 꿀단지 “꿩엿”
제주도에서의 엿은 달달구리 간식만을 의미 하지 않는다.
옛날엔 무척 귀했단다. 차조밥에 엿기름을 넣어 당화시키고 건더기를 분리한 뒤 액상을 오래 고아낸다.
그 중간에 찢은 꿩고기살을 넣는다. 아주 걸쭉한 농도의 엿을 입안에서 녹여먹다 보면 고기가 씹힌다.
상상하면 신기할 수 있지만 씹히는 식감이 결코 나쁘지 않다.
추운 겨울 고단백질인 고기를 잘 보관하며 오래오래 두고 먹으려는 선조들의 노력이라 생각하니 더욱 애틋하다.
‘사월의꿩’에 가면 사육하는 꿩도 볼 수 있고 꿩엿 체험도 가능하다.
<사월의 꿩>
- 주소 : 제주 제주시 구좌읍 송당리 2744-2
- 전화 : 010-5268-8430
척박한 섬마당의 메밀, “빙떡”
강원도 북부산간이나 돌이 많은 제주도는 메마르고 척박한 땅이기에 메밀재배가 제격이다.
제주도의 메밀은 고려말 몽고지배를 받을 때 들어왔다고 하니 메밀을 즐겨온 역사가 꽤 길다.
독성이 있는 메밀을 소화효소가 풍부한 무와 함께 먹는 지혜 또한 오랜 삶 속에서 터득된 것이리라.
강원도의 메밀부침개인 메밀총떡에는 김치 등 양념된 진한 속재료가 들어가는 반면 제주도의 빙떡에는 오로지 무만 들어가 있다.
두툼하게 말아진 무채빙떡은 마치 제주의 단순한 삶의 방식을 메밀반죽으로 만들어낸 것이 아닐까 하는 상상까지 하게 한다. 꼭 맛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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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뉴 : 메밀수제비 7,000원, 빙떡 6,000원
- 주소 : 제주 서귀포시 강정동 851-1
- 전화 : 064-739-3787
온평리 미역의 참맛 “해삼토렴”
바다가 건강하다는 것은 바다에서 나오는 풀, 해조류를 보면 알 수 있다.
제주도의 동쪽 성산일출봉과 섭지코지가 멀지 않은 곳, 온평리는 예로부터 미역이 유명하다.
미역하나 가지고 무슨 요리가 될까 하는 사람이나 평소 미역국 이외에 생미역의 참 맛을 잘 모르고 살았던 사람이라면 해삼토렴이란 음식을 꼭 맛보라 하고 싶다.
해삼토렴이란 해삼, 전복, 소라, 성게 등의 해산물을 데쳐 썰어 미역과 함께 버무려낸 요리다.
처음 먹는 사람들은 생김새에 다소 실망할 수도 있지만 일단 맛을 보면 평소에 맛보던 미역의 맛이 아님을 바로 알게 된다.
지구가 인간에 의해 변해가고 있듯 온평리도 온난화와 오염 등으로 미역 양이 점점 줄고 있단다. 미역의 참맛을 후손들이 못 볼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든 걸 보니 온평리 미역에 푹 빠져든 것 같다.
요즘은 바다의 해삼도 수급이 좋지 않은지 이집에서 해산물토렴이라 바꾸어 부르기도 한다.
농촌의 여성모임인 생활개선회 부녀회원이 돌아가며 운영하는 맛집이기에, 그날그날 당번 회원의 개성의 맛과 서비스가 약간씩 차이가 있을 수 있다.
그건 찾아가는 이의 그날의 복이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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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뉴: 해삼토렴 2만원, 성게칼국수 8000원
- 주소: 서귀포시 성산읍 온평리 1227-5
- 전화 : 064-782-8689
해녀출신이 만든 “보말국”
제주도의 해녀가 1950년대 초반에는 3만여명에 다다랐단다.
지금은 수천명 밖에 안되고 중년이상의 해녀가 대부분이기에 앞으로 해녀의 수는 현저히 줄어들 게 뻔하다.
해녀의 일을 거친 바다 속을 누비는 힘겨운 것으로만 생각되기 쉬운데, 그들을 직접 만나면 당신들이 하는 바닷일에 자부심이 그렇게 높을 수 없다.
잠수실력만 있으면 누가 뭐라할 것도 없이 바다에 뛰어든다.
그러면 어느새 전복, 소라, 해초 등이 한가득이다. 이렇게 바다를 누비던 해녀가 하는 맛집이 ‘갯것이식당’이다.
갯것은 바로 바다산물을 말한다. 상호가 말하듯 바다에서 잡히는 것으로 맛을 낸 음식들을 판다.
특히 고둥의 제주도 사투리인 보말로 끓인 ‘보말국’으로 유명하다.
그 전에 보말을 그냥 삶아먹곤 했는데 해녀출신 한복순사장은 보말을 미역과 함께 끓이고 메밀가루를 약간 풀어 시원한 국물 맛을 냈다.
이제는 유행처럼 다른 식당에서도 보말국을 맛보지만 이곳이 보말국의 선구자임에 자부심이 높다.
어느 것을 시켜도 싱싱한 갯것의 재료가 받쳐주고 있다. 이는 해녀 친구들이 좋은 갯것의 산물을 공급해줌에 틀림없다. 성게국, 갈치국도 맛볼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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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뉴 : 성게국 1만원, 보말국 8000원
- 주소 : 제주 제주시 이도2동 319-1
- 전화 : 064-724-2722
내 이름은 생선, "옥돔국"

고려말 대학자인 목은 이색(牧隱 李穡)의 후손을 만났을 때 들었던 말이 옥돔을 보고 생각났다.
요즘이야 선생이란 단어가 흔해 아무나 선생이라 불리지만 목은 선생이 살았을 당시엔 선생이란 호칭을 목은 정도 되는 대학자에게만 붙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즉 그만한 귀한 분에게만 붙이는 호칭이 바로 ‘선생’이었단다. 생선도 그와 같았다.
대표적인 임금 진상품인 ‘옥돔’. 옥돔만을 생선으로 불리고 나머지 생선은 제각기 이름으로 불리었다고 할 정도로 귀함을 자랑한다.
설사 옥돔의 가치까지 운운하지 않더라도 제주에서 옥돔지리(맑은 옥돔국)을 처음 받으면 깜짝 놀라 감탄하게 된다.
맑은 국물에 얌전하게 들어앉은 옥돔 한 마리 그리고 위에 소복히 얹은 흰 무채. 소박한 듯하지만 그렇게 품위있는 조화가 아닐 수 없다.
제주도에서 흔하디흔한 무와 고급스런 옥돔의 조화다. 한숟가락 국물을 뜨는 순간 맛까지 깨끗하여 금새 팬이 되고 만다.
옥돔국은 생선을 취급하는 식당에서 취급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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