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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당장 들려야 할, EAT 플레이스, 벚꽃나무가 없는 한옥의 리듬, 코블러
2017.05.01 | 조회 : 3,115 | 댓글 : 0 | 추천 : 0
폐가 속 오아시스, 은밀하게 술 마시는 내자동 bar
남들과 다르게 독특한 경험을 프라이빗하게 즐기고자 한다면, 스피크이지바 어떨까.
미국 금주법 시대에 몰래 장사하는 술집에서 유래되었으며, 간판도 없고, 쌩뚱맞은 곳에 입지하고, 출입구를 찾기 쉽지 않다.
그러나 그 프라이빗함이 건네는 은밀함이 자신을 특별하게 만들어주기 때문일까.
얼마 전부터 이 비밀스러운 바들은 청담, 한남동을 중심으로 유행이 번져 서울 방방곳곳에 자리하게 되었다.
스마트폰으로 어떤 정보를 못 캐내겠냐만은, 지도가 있어도 찾기 어려운 곳이 있다.
그 중에 제일을 꼽으라면 경복궁역 인근 내자동의 바들이다. 압도적으로 밀집한 한옥 폐가들 사이에 깊이 숨어있어, 여차하면 다른 골목으로 잘못 들어서기 일쑤다.
신기루 마냥 분명 목적지가 근처에 있는데 아무리 둘러봐도 오아시스는 없다. 땀을 뻘뻘 흘리며 같은 곳을 몇 바퀴를 돌고 나야 겨우겨우 찾을 수 곳들.
<레스토랑가이드 다이어리알>은 폐가들 미로 속, 우두커니 자리를 지키고 있는 내자동의 바들을 소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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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나무가 없는 한옥의 리듬, 코블러
작년 8월부터 가오픈 중인 코블러는, 한옥에서 살아본 적 없어도, 한옥 특유의 공간과 나무가 주는 편안함에 이미 한옥에서 살아본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바테이블의 암체어에 앉아 허리를 젖혀 석양이 지는 모습을 보다보면 세상 편안함이 느껴진다.
집 같은 편안한 매력 때문인가, 이곳을 방문하는 연령대는 폭넓다.
20대 청춘부터 백발노인들까지, 혼술, 부부, 가족들 단위로 방문도 잦다.
코블러에는 메뉴판이 없다.
바텐더가 풍부한 경험, 감각, 지식을 바탕으로 손님들 취향을 고려한 맞춤형 칵테일을 제공한다.
메뉴의 컨셉은 1900년대 초의 클래식 칵테일을 기반하여, 현대적으로 변형한 트위스트 칵테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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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텐더가 칵테일을 제조하는 과정은 꽤나 비밀스럽다.
다양한 액체를 적당한 비율로 섞어 하나의 매혹적인 마실 거리를 만든다는 것.
차가운 글라스 잔에 담겨 있는 칵테일. 비밀을 간직해도 충분히 섹시하지만, 비밀을 풀 열쇠를 쥐었다면 꼭 한번은 숨겨진 내막을 몰래 들여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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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의 시그니처, ‘스모크드올드패션드’은 이름에서 유추하듯 음료에 직접 훈연하는 과정을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버본위스키 와일드터키의 깊은 맛과 앙고스트라비터에서 느껴지는 약재의 씁쓸함, 마라스키노체리의 우디한 맛, 오렌지필의 상큼한 향이 어우러지는 감각적인 이 칵테일의 반은 언더락 잔에, 나머지 반은 유리병에 담는다.
바로 랑방사의 ‘메리미’ 향수병 같은 유리병은 이 쇼의 주인공이기도 하다.
뱀 같이 길고 긴 스모크건을 이용해 사과나무의 향기를 음료에 입힘과 동시에 주변이 연기로 자욱해진다. 뱀의 꼬임에 넘어가 에덴 동산의 금기인 사과나무 열매를 건드린 분위기다.
욕망덩어리 같은 이 연기는 그렇게 유리병에 가둬진다. 훈연이 배제된 클래식한 맛으로 즐기다가, 유리병에 담겨진 훈연의 향을 꺼내보면서 취향에 따라 골라 즐길 수 있는 음료다.
또 하나 이름 값 하는 ‘플로럴피즈’는 요즘 같은 산뜻한 날씨에 어울릴만한 달달한 칵테일이다.
탄산 뚜껑을 열 때 생기는 쉬익 소리의 의성어가 들린다고 해서 피즈(Fizz)라고 불려진 칵테일의 트위스트 버전으로, 기본 피즈 칵테일에 달달한 꽃향을 더했다.
플로럴한 버무스, 포도꽃으로 만든 진, 레몬즙, 블랙레몬비터, 블랙티시럽이 들어가 플로럴함이 물씬 느껴진다.
조금 더 달달한 칵테일을 마시고 싶다면 ‘루밥네그로니’를 권한다.
진, 스윗버무스, 루밥비터를 섞어 만든 칵테일로, 자몽, 자몽필이 함께 서브되어, 기본 네그로니보다 더 달달하고 캔디한 맛이다.
첫 잔으로 가볍게 시작하는 칵테일로는 ‘코블러’를 권한다.
상호명의 이름과 같은 이 칵테일은 곧 다가오는 여름과 어울린다.
피노 드라이, 아몬틸라도 쉐리(주정강화) 두종류, 파인애플, 오렌지 생과즙, 슈가 시럽을 넣는다. 견과류의 너티한 향이 구수하게 코를 자극하고 취기를 부추긴다.
위스키가 들어간 주류에는 뭐니뭐니해도 고기가 필요하다.
이곳 코블러에는 칵테일을 더 맛있게 해줄 부담없는 고기 안주가 준비되어 있다.
‘멜론 프로슈토’는 접시에 멜론, 햄, 살라미, 치즈 등을 곁들여 내는 가벼운 안주다.
‘풀포크 샌드위치’는 미국식 장조림이라고도 불리는 요리로, 부드러운 살코기를 잘기 잘기 찢어서 불고기 소스에 버무린 뒤 빵 위에 얹은 가벼운 샌드위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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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엔딩이라는 노래가 잘 어울리는 오후, 코블러 입구에는 벚꽃 잎들이 살포시 앉아있다.
이곳 폐가 주변에는 벚꽃나무가 없어, 어디서 불어온 건지는 알 까닭이 없다.
그러나 확히 알 수 있는 건, 고즈넉한 한옥의 리듬이 주는 편안함은 하루의 피로를 씻겨줄 것이라는 것이다. 퇴근 하자마자 쏙 안기고 싶은 곳, 당신의 새로운 아지트로 삼아보는 건 어떨까.
- 위치 : 서울 종로구 사직로 12길 16
- 전화 : 02-733-6421
- 가격 : 스모크드올드패션드 22,000원, 마타하리 20,000원
- 운영시간 : 매일 19:00 – 03:00 (일요일 휴무)
텐더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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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한옥을 모던하게 개조한 한옥바로, 도쿄의 긴자바를 떠오르게 할 만큼 단정한 분위기를 물씬 풍기는 곳이다.
음료의 기포를 살리는 3단 셰이킹 기법, ‘하드셰이킹’으로 유명해지는데 한 몫 했다. 얼음과 함께 셰이킹하는 바텐더의 체계적인 팔 동작 하나하나를 보고 있으면 마치 잘 짜여진 군무 같기도 하다.
커버차지와 드레스코드가 있으니 사전 조사를 필히 할 것.
- 위치 : 서울 종로구 사직로 12길 17
- 전화 : 02-733-8343
- 가격 : 마타도어 19,000원, 말리부피즈 19,000원
- 운영시간 : 매일 19:00 – 01:00 (일요일 휴무)
돈패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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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와 위스키가 함께하는 곳. 칵테일은 배제한 바다.
이른 오전부터 영업해 하루의 에너지를 알코올로 충전 받는 애주가라면 이곳이 제격이다.
차갑게 마시는 아이리스 커피가 명물인데, 진하게 뽑은 에스프레소, 아이리스 위스키 제임슨의 쌉쌀한 약재맛, 달콤한 연유와 칼루와의 조화가 훌륭하다.
- 위치 : 서울 종로구 사직로 12길 2 1층
- 전화 : 02-3210-0333
- 가격 : 업체문의
- 운영시간 : 08:00-01:00(연중무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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