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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영 작가의 오늘 뭐 먹지_커피 한잔과 프렌치 토스트, 마음에 스며드는 여유   2021.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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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영 작가의 오늘 뭐 먹지

커피 한잔과 프렌치 토스트, 마음에 스며드는 여유

 

 

다소 고도가 높은 카페로 걸어 올라가 안락의자에 앉았다. 나른하고 아득한 느낌이 감싸 안는다. 싱글 오리진 커피와 프렌치 토스트를 앞에 두면 유쾌하고 안정된 편안함이 느껴져서 휴식으로는 그만이다.

음력 설과 정월대보름의 사이에서 삶의 작은 의식 같은 것이 있다면 긴장을 풀고 일상을 내려다 보는 일이었다. 조그마한 소망, 조그마한 행복, 소소한 기쁨들을 2021년에 계획하기 위해서는 보드러운 프렌치 토스트를 커피에 녹여 먹는 여유가 제격이다.

 

 

콘하스한남은 주택가와 대사관이 밀집한 한남동에 자리하며 커피로스터리, 베이커리, 브런치 카페가 복합된 공간이다.

주택을 개조하여 만든 3층의 공간은 한 면이 통유리로 되어 있어 풍경이 근사하고 마당에는 직사각형의 풀장이 있다.

직접 로스팅한 싱글오리진 원두를 카페의 대표가 직접 핸드 드립으로 내어 주는데 브라질, 케냐, 에티오피아, 코스타리카 산 커피가 개성 있으면서도 섬세한 향들로 매력적이다. 싱글오리진을 베이스로 한 라떼도 밀크폼이 촘촘하면서도 고소하다.  

 

 

유럽식 가정식을 연출하는 브런치 메뉴도 하나하나 매력적이다.

샌드위치, 샐러드, 스튜, 파스타 등 하나하나 신선한 향과 맛의 밸런스가 돋보인다. 그 중에 가장 압권인 것은 프렌치 토스트 이다. 직접 구운 바게트를 오랜 시간 계란과 생크림에 숙성 시키고 오븐에서 저온으로 익혀내다 다시 강불로 굽기에 겉은 바삭하면서 속은 푸딩처럼 녹아 내리는 기가 막힌 식감이었다.

디저트를 덤으로 먹는 듯한 생크림과 딸기, 파인애플을 닮은 견과류 맛의 수제 버터, 그 밖에도 블루베리와 구운 로즈 바나나, 시럽이 어우러졌다.

프렌치 토스트는 집에서도 가끔 해 먹는 메뉴이지만 우유에 계란을 대강 풀고 식빵을 쓱쓱 묻혀서 프라이팬에 구워 먹는 속성식과 이 토스트는 존재감이 달랐다. 손님이 카페에 도착하는 시점에 맞추어서 하루 전에 숙성되고 저온, 중간불, 고온에서 서서히 익혀지니 한입을 먹고 있으면 멜로 영화의 해피 엔딩을 맛보는 기분이었다. 

 

 

카페의 오전 11시에는 갓 구운 빵이 나온다. 바게트와 치아바타, 탕종 식빵 등 담백한 식사빵이 있는가 하면 브뤼오슈, 패스트리, 크루아상 같은 버터향 그윽한 빵도 다양하다.

커피는 중약배전으로 로스팅하고 핸드드립으로 내려주니 커피 체리의 과실향과 산미가 고스란히 담긴다.

2019년부터 2020년 초까지, 커피, 빵, 브런치를 파는 베이커리 카페가 급속히 증가했는데 그 중에는 커피만 잘하고 빵이나 요리는 급조한 곳, 혹은 빵은 잘 하지만 나머지는 구색 맞추기 식인 곳도 많았다.

그런데 이곳은 커피, 빵, 요리 어느 하나 허투로 하지 않기에 놀라웠다. 스텝들은 1층과 3층을 드나들며 서비스하는데 친절함과 경쾌함으로 손님을 대했고 오픈 키친에서 준비하는 셰프와 바리스타들은 음식의 위생에 특별히 신경 쓰는 모습이었다. 

 

 

1층에서 커피와 빵, 브런치 메뉴를 주문하고 3층으로 올라가면 좋다.

계단 옆으로 미디어 아트 작품이 멋스럽고 3층에서 내려다 보이는 도심의 뷰도 마음을 확 트이게 한다.

오렌지 향기와 사루비아 향이 흘러나오는 코스타리카 커피에 따스한 프렌치 토스트를 한입 녹여 먹는다. 눈이 스르르 감겨와 나른한 행복감이 전신에 퍼져온다.  

 

 

 

임선영 음식작가· ‘셰프의 맛집’ 저자 nalg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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