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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박사의 오늘 뭐 먹지_황소곱창구이 2021.0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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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박사의 오늘 뭐 먹지

누가 곱창을 두려워하랴 

 

 

‘곱창전골’이라는 록밴드가 있습니다. 20여 년 전, 여행을 왔다가 우리의 곱창전골 맛에 놀라고, 신중현과 산울림 음악에 홀딱 빠져 그대로 눌러앉은 일본 친구들이죠.

곱창요리는 전 세계 어디나 찾아볼 수 있는데, 일본 후쿠오카에서는 ‘모츠나베’라는 곱창전골 음식이 명물이고, 오사카와 동경 등지에는 ‘호루몬야끼’ 즉, 소의 내장인 양, 곱창구이가 인기라는군요. 1200년 이상 육식을 금지한 일본인지라 일제강점시대 전후에 건너간 우리의 식문화가 아닐까 추론해봅니다. ‘호루몬’이라는 말은 오사카 쪽 사투리로 ‘버리는 것’이라는데, 소나 돼지를 도축한 뒤 나오는 허드레 부위 혹은 부속물이란 말이겠지요.

이런 의미임을 알고 나니, 2년 전 쯤 어느 걸그룹 가수로 인해 생겼던 곱창스캔들이 갑자기 떠오릅니다.

개꼬리가 개를 흔들 수 없듯 고기보다 부속물을 얻기 위해 소와 돼지를 도축할 수는 없는 법인데, 인기 연예인의 ‘곱창 먹방’ 결과는 참으로 대단했지만 한편으로 참혹하기까지 했습니다.

곱창의 수요가 몰려 공급이 부족해지자 1인당 1인분만 주문이 가능하다거나, 다른 부위를 끼워 파는 경우도 생겼지요. 가뜩이나 축산 부산물 유통과정이 깔끔하지 못한 터라 순간적으로 곱창 가격은 폭등했습니다.

비싼 한우곱창이 귀해지자 자연스럽게 수입이 대폭 늘었겠지요. 하지만 전력도 여름과 겨울이 피크이듯이 육류도 계절적 소비량이 다릅니다. 소의 부속물이 부족한 시기를 조금만 참으면 곧 넉넉히 도축하는 때가 오는데 이를 참지 못하고 대량 수입을 하는 바람에 육류 냉동고에 곱창이 쌓이기 시작한 것이지요. 결과는 폭등 이전 가격의 반 토막으로 나타났습니다. 세상 모든 일엔 작용과 반작용이 있는 것이고,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법임을 깨달았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곱창은 대체 무슨 맛으로 먹을까요? 저는 씹는 맛에 더하여 녹진한 지방질이 주는 행복감 때문에 좋아합니다만, 각종 성인병을 인민군 훈장처럼 주렁주렁 달고 살기에 자주 즐기지는 못합니다.

최근 어느 기사를 보니, 잘 불안해하고 예민한 성격일수록 콜레스테롤 함량이 높은 곱창 같은 음식을 좋아한다고 하더군요. 스트레스를 받을수록 지방함량이 높거나 매운 음식을 찾는 것을 ‘감정적 섭식’이라 하였는데, 표본 크기가 작은데다 대학생들 대상으로만 조사를 한 것이라 내심(?) 인정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연구자는 곱창 대신 건강에 좋은 통곡물, 견과류 등과 같은 ‘이성적 섭식’을 권하지만, 고단한 하루를 보낸 사람들에게는 우이독경이 아닐 수 없으며, 외려 ‘분노유발 섭식’이 되지 않을까 두렵습니다. 비록 죄책감을 들게 하는 곱창이지만, 코로나마저 기승인 혹한의 겨울 날씨에는 따스한 위로와 치유의 음식이 될 수도 있겠지요.

 

 

곱창구이 식당들 간판을 보면 이상하게도 ‘황소’가 들어간 곳은 많고, ‘암소’라 쓴 간판은 찾아볼 수 없습니다.

곱창 맛을 비교했을 때 비육을 시키지 않은 한우황소가 제일 좋고, 미경산 한우 즉, 새끼를 낳아본 경험이 없는 암소가 그 뒤를 잇는다는군요. 새끼를 많이 낳은 암소의 곱창은 상품가치가 떨어져 가격이 저렴한 식당에서 취급하거나 전골 용도로 쓰인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곱창계’에도 유리천장이 존재하는 건가요?

 

 

어쨌든 곱창 맛의 절반은 신선한 재료이고, 절반은 정성스런 손질임은 일러 무엇하겠습니까!

 

 

*사진: 군포 당정역 1번출구 앞의 '황소곱창구이' 식당의 양,곱창 모듬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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