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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영 작가의 오늘 뭐 먹지_뚝배기에 보글보글 끓는 어묵과 계란, 무의 삼중주, 수제어묵탕 2020.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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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선영 작가의 오늘 뭐 먹지

뚝배기에 보글보글 끓는 어묵과 계란, 무의 삼중주, 수제어묵탕

 

 

날씨와 식습관은 관계가 깊다. 입맛이나 취향에 따라 오늘 뭐 먹지를 결정하는가 싶지만 만추의 바람이 홀연히 맨 살에 스칠 때면 모두 내려놓고 따스한 국물 한 모금이 간절해진다.

어묵탕이 맛있는 계절이다.

어묵탕을 제대로 하는 집을 찾기가 참 어려웠다. 한 3년을 찾아다녔을까. 허름한 선술집에서부터 고급 일식집, 바닷가 어묵집에서부터 일본 셰프가 요리하는 가정식 전문점까지. 특별한 요리를 잘하는 식당보다 익숙한 음식을 제대로 하는 집이 더 찾기 힘들다는 것을 어묵탕을 통해 알게 되었다. 그러던 중 최근 휘파람을 불며 찾아가게 되는 식당, 어묵탕이 맛있는 미타니야 이다. 

 


이집 어묵탕이 맛있는 이유는 3가지이다. 주인공인 어묵, 배경으로 깔리는 육수, 조용하고 위생적인 분위기 이 모두가 갖추어 졌기 때문이다.

보글보글 뚝배기에서 끓어오르는 어묵탕을 맞이하자 두려움이나 결핍 같은 감정의 빚이 마음에서 빠져나감을 느꼈다. 우선 어묵은 손님이 주문하면 직접 만들어 내는데 오리지널, 청양고추, 우엉 3종류가 있다.

깨끗한 어육을 다지고 적절히 간을 하여 반죽하기에 간장을 찍지 않아도 고소한 감칠맛이 돌았다. 어묵은 국물을 머금어도 쫀득함이 살아있고 상쾌한 바다향을 내면서도 우엉의 아삭함, 청양고추의 칼칼함을 겸비한다. 고추냉이만 살짝 곁들이면 참 맛있다.  

 


어묵만 있으면 지루할까 하여 셰프는 손님을 위하여 번외의 선물을 함께 담았다.

반숙 계란은 속이 촉촉하여 혀에서 입천장을 두르며 꿀을 바르는 듯 했다. 게다가 반숙은 본전 따지지 않고 테이블 인원 수에 맞추어 서비스로 내어 준다. 또 하나의 별미는 ‘아쯔아게’라 부르는 생선두부튀김이다.

동그란 오방떡 같이 생겼는데 속살에 구멍이 송글송글 나 있어서 국물을 흠뻑 머금고 들어와 입안에서 툭 터진다. 마지막으로 푹 익은 무는 솜사탕처럼 녹아서 먹을수록 몸이 가뿐해졌다. 

 


이렇게 어묵을 다 먹으면 국물을 즐길 시간이다. 초록색인 쑥갓을 걷어내어 먹고 연한 아메리카노 빛의 국물을 후루룩 떠 마신다.

가쯔오부시의 담담한 감칠맛, 무에서 우러나온 시원함, 어묵에서 빠져나온 기름의 고소함이 비로소 어묵탕의 국물을 완성한다.

화학조미료를 쓰지 않고 다시마와 버섯 등 천연재료를 오랜 시간 끓여내어 입에서는 맛있고 몸에서는 편안했다. 마지막 한 방울까지 온기를 지니고 있어 식사 시간 초반까지 껴입던 외투를 어느새 벗어 두고도 체온이 따스했다. 

 


미타니야는 2005년에 문을 열었다. 호텔급 요리를 합리적인 가격으로 선보인다는 취지로 조용히 오랜 시간 사랑받고 있다.

최근에는 수저를 위생적으로 관리하고 널찍하게 테이블 간격을 유지하며, 사람간의 접촉을 최소화 하고자 서빙로봇도 도입했다. 어묵탕을 비롯하여 참치회와 초밥, 튀김 요리도 수준급이다. 유뷰 초밥과 함께 나오는 우동정식, 안동마를 갈아 낫토와 비벼먹는 소바는 식사로 권할 만 하다.

신선한 자연의 식재료를 엄선하고 최소한의 조리법으로 영양과 맛을 살린다는 철학이 음식에 자연스럽게 녹아있었다. 이런 식당은 펜데믹 위기에도 사람들을 찾아오게 만들었다. 집밥 보다 맛있어서 혹은 집안보다 안전해서.   

 

 

 

 

미타니야

서울시 서초구 서초 중앙로24길 G-five CENTRAL PLAZA 1층 

02-535-6001

수제어묵탕  

 

 

임선영 음식작가· ‘셰프의 맛집’ 저자 nalge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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