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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박사의 오늘 뭐 먹지_추억의 연탄 고추장삼겹살구이 2020.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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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박사의 오늘 뭐 먹지

추억의 연탄 고추장삼겹살구이

 

 

어머니는 초등학교 선생님이셨습니다. 항상 늦게 퇴근을 하셨기에 어린 형제는 어두워질 때까지 골목어귀에서 놀며 어머니를 기다리곤 했죠. 하지만 그 기다림은 작은 아픔을 남기도 했는데 다름 아닌 동상입니다.

초등학교도 들어가기 전, 매서운 추위에도 불구하고 남의 집 굴뚝에 쪼그리고 앉아 어머니를 기다리다 걸린 훈장이라 스스로 위로를 하곤 했지요.

동상은 대학에 들어가고 나서야 사라졌는데 꽤 오랜 기간 겨울만 되면 발가락에 생기는 발적과 가려움증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어머니는 귀가하시자마자 옷도 갈아입지 않으시고 부엌에 들어가서 뚝딱뚝딱 찌개와 생선구이 같은 반찬들을 바로바로 만들어주셨습니다.

낮에 생선장수 아저씨가 지나갈 때 물 좋은 생선을 사달라고 미리 이웃집 아주머니에게 부탁하면 저희가 받아두곤 하였지요.

그 아저씨는 한 쪽 팔이 후크 선장과 비슷한 의수였음에도 짐자전거 가득 생선을 싣고 다니며 능수능란하게 장사를 하셨습니다. 가끔은 양철로 된 쇼트닝 통에 선지까지 싣고 다니셨는데, 그날은 영락없이 선짓국이 올라왔지요. 지금도 생선 아저씨의 골목길 외침이 환청처럼 꿈결에 들리곤 합니다.

 

 


당시 대다수 가정은 난방을 겸한 연탄아궁이와 ‘곤로’라 불렀던 석유풍로가 음식을 조리하던 주요 화구였을 겁니다.

그런 까닭에 부엌은 연탄의 불완전 연소와 석유 그을음 냄새가 많이 났습니다. 라면이나 각종 찌개를 끓일 때는 곤로를 주로 사용하였고, 연탄불은 생선 구울 때 뿐 아니라 여러 용도로 쓰였는데 연탄의 강력한 화력과 복사열이 주는 굽는 맛이 탁월했기 때문이겠지요.

곰곰 생각하니 하굣길의 강력한 유혹이었던 ‘달고나’도 연탄불이었네요. 어머니는 냉장고에 돼지고기라도 있으면, 양푼에 삼겹살과 고추장 등 각종 양념을 넣고 손으로 쓱쓱 주무르신 후에 연탄불 석쇠에 구워주셨는데 저에게는 별미 중의 별미였습니다.

 

 


중년 이상의 독자들은 이해하실 테지만, 그 시절 연탄은 분명 필수불가결한 존재였으나 양면성을 가지고 있었지요.

6~70년대 겨울을 지내기 위한 가장 중요한 준비는 김장과 광에 연탄 채워두기였습니다. 연탄이 들어오는 날, 나름 돕는다고 나섰다가 오히려 방해가 되어 핀잔을 듣기도 했고, 식구 누군가가 새벽에 연탄 가는 것을 깜빡하여 꺼뜨리기라도 하면 오들오들 떨며 연탄 불씨를 얻으러 다니기도 했지요.

연탄구멍 잘못 맞춰서 여러 차례 혼나기도 하였는데, 연탄을 빨리 타지도 않게 하고, 꺼지지도 않게 하는 기술은 어린 저에게 큰 난제였습니다. 그렇게 고마운 연탄이 악마처럼 변할 때가 있는데, 바로 연탄가스중독입니다.

저 역시 두어 번 약한 중독을 경험했고, 어머니는 몸져누워 결근을 할 때도 있었습니다. 그런 악순환은 새집으로 이사를 가면서 기름보일러 설치와 함께 사라졌지요.

 

 


이제 가정에는 연탄이 사라졌고 대신 가스보일러, 가스레인지 그리고 전자레인지만 있습니다. 심지어 저에겐 삼겹살을 양념하여 구워주시던 어머니마저 계시지 않습니다.

하지만 연탄불에 구워먹던 추억의 고추장삼겹살이 그리울 때마다 달려가는 곳이 있습니다. 분당 동원동에 위치한 ‘연탄생삼겹고추장구이’입니다.

할머니를 무척 그리워하는 제 딸이 외국에서 오면 산소에 들른 후에 제일 먼저 찾는 곳이기도 하지요. 고추장삼겹살도 ‘엄마 손맛’이지만, 숙성김치찌개와 청국장도 예사롭지 않습니다.

 

 

 

연탄생삼겹고추장

 

경기 성남시 분당구 대왕판교로 15

031-715-9092
고추장삼겹살 13,000원 숙성김치찌개 7,000원 토속청국장 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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