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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윤 요리쌤의 오늘 뭐 먹지_편안한 가정식 2020.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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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지윤 요리쌤의 오늘 뭐 먹지

편안한 가정식

 

 

요리가 직업이라고 하면, 늘 주변에서 받는 오해가 몇 가지 있다.

 

아침은 브런치처럼, 저녁은 8첩반상 차려서 먹을 것이라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실상은 남은 재료를 처리하기 위해 대충 만든 허접한 한 끼가 대부분이다. 또 한 가지 다른 오해는, 식당에 가서 까탈을 부리며 음식을 평가할거라는 상상이다.

매일 식구들의 밥상을 책임지는 이들은 100% 공감할 것이다. 제일 맛있는 요리는 남이 해준 요리라는 사실을.   

요리가 직업이 된 이래, 돈 주고 사먹은 음식이 입에 안 맞거나 서비스가 마땅치 않아 발길을 끊은 적은 있지만 힐난하거나 따져본 적이 결코 없다.

요리하는 이들의 고충을 너무 잘 아는 터라 이러쿵 저러쿵 지적질이 내키지 않는다. 세상의 별처럼 수없이 많은 각각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 머리로, 손으로, 시간으로 얼마나 고민하며 만들었을지 상상하면 냉정한 평가가 무척이나 어렵다.

 

 

그런 내게도, 누군가 나를 위해 만들어준 따스한 한 끼, 조리법을 분석하고 완성도를 평가하지 않고 맘 편히 한 끼를 먹을 수 있는 곳이 있다. 오랜 해외생활을 접고 서울로 돌아와 지금까지 10여년 동안 발길을 끊지 못하는 히노키 공방이다.

 

신촌역 근처 작은 골목 한 귀퉁이에 자리잡은 히노키 공방은 셰프가 홀로 주방을 담당한다. 남도에서 공수한 제철 생선을 직접 손질해서 반 건조 형태로 말려 굽고 직접 달인 간장을 발라 감칠맛을 더한다.

싱싱한 생물 중 일부는 조림으로 내고 버섯과 우엉, 고추 등 제철 야채를 간장양념에 함께 조려낸다. 대학이 밀집된 지역이라 혈기왕성한 학생들을 배려하여 늘 넉넉한 사이즈의 생선들을 내어준다.

먹다 보면 밥 한 그릇은 뚝딱이고 인심 좋게 밥 추가는 무료다.

조금 더 요리 같은 한 끼를 원한다면 텐동이다.

계절에 따라 새우와 아나고에 튀김옷을 입혀 바삭하게 튀겨낸 후 양념을 입혀 고슬고슬한 쌀 밥 위에 얹어준다. 특히 마치 살짝 태운 듯 진한 양념에 튀김을 살짝 적시는 침전법으로 만든 텐동은 요즘 유행하는 텐동 전문점과는 또 다른 독특한 맛이다. 생선요리가 주종목이긴 하지만 젊은이들에겐 육류요리도 인기다.

통삼겹살을 부드럽게 간장양념에 익혀내는 부타가쿠니 (돼지고기 조림 정식)도 좋고 쇠고기를 얇게 썰어 서양식 양념에 익히고 보드라운 수란을 얹어주는 하야시니코미는 경양식요리와 진배없다.

 

바닷가에서 나고 자란 부모님의 유전자를 물려받아 해산물은 가리지 않고 좋아하는 편이라 열에 아홉 번은 생선이다.

힘든 수업을 마치고 작은 테이블에 홀로 앉아 오로지 눈앞에 놓인 것에 집중하며 생선 한 마리를 구석구석 발라먹고 있으면 흘끔흘끔 손님들의 동태를 파악한 셰프는 직접 담근 매실장아찌나 우엉조림을 슬며시 놓아두고 가기도 한다.  

종일 홀로 주방에 서서 메뉴하나하나에 에너지를 쏟아 내는 셰프의 소박한 밥상에 기운을 얻고 무뚝뚝한 듯 따뜻한 서비스에 길들여진 듯 하다.

남의 손을 빌려 좌석을 늘리고 회전율을 높일 수도 있으련만 고집스레 홀로 주방을 지키며 밤마다 간장을 달이는 셰프의 올곧은 고집과 다짐이 고스란히 전해지는 곳, 나에게 맛 집이란 그런 곳이다.   

 

 

 

히노키 공방

정식 11천원

서울 마포구 신촌로 14안길3

 

 

 

아사히

새우 텐동 9천원, 생선구이 정식 12천원, 돼지고기 조림정식 12천원

 

 

 

하야시 니코미

정식 1만1천원

에약불가, 주차(근처 공용주차장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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